▷카톡은 5일 오후 9시 47분부터 6일 0시 8분까지 메시지 수신이 원활하지 않고 PC버전 로그인이 안 됐다. 5일이 휴일인 어린이날이라 업무상 피해가 그나마 적었을 수 있다. 카카오는 6일 0시 20분에야 트위터에 사과의 글을 올렸다. 회사 측은 “네트워크와 서버 장애가 아닌 내부 시스템 오류였지만 그 이상의 이유는 영업 비밀이라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사과문을 트위터에만 올린 것에 대해선 “평소 서비스 장애 안내는 트위터 위주로 해 왔다”고 했다.
▷카톡은 2010년 3월 세상에 처음 나왔다. ‘초콜릿이 주는 달콤함과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이 주는 즐거움을 담아’ 서비스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현재는 월간 활성 사용자(한 달에 한 번 이상 이용자)가 4635만 명인 ‘국민 메신저’다. 2009년 말 불어닥친 스마트폰 열풍의 흐름에 잘 올라탄 덕이다. 싸이월드 등 국내 포털이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해외 업체의 공세에 무너질 때 카톡은 서비스 시작 1년 만에 1000만 가입자를 달성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통신요금 부담이 있는 반면 공짜인 카톡은 새로운 세상이었다.
▷카톡은 지난해 3월에도 두 차례 먹통이 있었다. 그런데도 무료 서비스라는 이유로 고객들은 이용 불편에 따른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었다. 지난해 12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일명 넷플릭스법)이 시행되면서 비로소 업체 측에 시정을 요구할 근거가 생겼다. 카카오를 비롯해 구글 등 6개 ‘빅테크’ 콘텐츠 제공사업자의 서비스 품질 유지가 의무화된 것이다. 정부가 이번 먹통을 넷플릭스법 적용 대상으로 보고 조사한다니 결과가 주목된다. 올해 1분기에만 1조 원 넘는 매출을 올린 국내 코스피 시가총액 7위 기업 카카오가 먹통의 원인을 상세히 밝히지 않는 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하는 것이다.
김선미 논설위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