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악화… 단식 투쟁 20일 만에 나발니 요청 거부하다 태도 바꿔 “의료진 권고와 美압박 때문인듯”
지난해 8월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독극물 테러를 겪은 나발니는 올해 1월 수감 후 테러 후유증을 치료하기 위해 외부 의료진을 들여보내 달라고 호소했지만 당국이 거부하자 단식에 돌입했고 생명의 위협까지 느낄 정도로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국은 19일 “현재 그의 건강은 만족스러운 상태”라고 주장했다.
줄곧 나발니의 요청을 거부했던 러시아의 태도 변화는 나발니가 사망할지도 모른다는 의료진 권고가 잇따른 데다 미국의 강력한 압박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8일 CNN 인터뷰에서 투옥 중인 나발니가 사망하면 러시아가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나발니에게 일어나는 일은 러시아 정부의 책임”이라며 “그가 감옥에서 죽으면 대가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취할 구체적 조치와 관련해 다양한 조치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나발니의 거취 외에도 서방과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지대에서의 러시아군 병력 증강 등으로 거세게 대립하고 있다. 18일 러시아는 체코 외교관 20명을 추방했다. 하루 전 체코가 2014년 남동부 즐린의 폭발 사고에 러시아가 연루됐다며 러시아 외교관 18명을 추방한 것에 따른 보복 조치다. 이미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또한 자국 외교관을 맞추방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김예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