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건축문화자산 재생사업 일환 인천도시공사가 매입해 보수공사 하반기 시민들 문화공간으로 개방 예술가들 문화거점공간 활용 계획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인천 중구 송학동1가의 단독주택. 실내에 붉은 벽돌을 쌓아 올린 두 벽의 모퉁이를 활용한 ‘ㄱ’자 창문과 자연 채광창 등을 설치해 ‘김수근의 건축미학’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천도시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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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기 근대유적이 즐비한 인천 중구에 있는 응봉산 중턱(송학동1가 2의 4)에 회색 전돌(구운 벽돌)로 지은 206m² 규모의 단독주택이 있다.
산자락의 지형을 자연스럽게 살리고, 벽돌과 목재를 적절하게 활용한 건축 기법이 돋보이는 이 주택은 ‘언덕 위 벽돌집’으로도 불린다.
인천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 주택을 한국 근대건축의 거장으로 불리는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이 설계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인천에 그리 많지 않다. 그는 서울 타워호텔과 세운상가 등은 물론 전국의 주요 박물관을 설계했으며 1984년 연수구 옥련동에 건립된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의 건축 설계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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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근대건축문화자산 재생사업’에 착수한 인천도시공사가 이 주택을 매입해 원형을 그대로 보존한 채 보수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인서 인천상공회의소 부회장(62)이 아이디어를 냈고, 이승우 인천도시공사 사장(64)이 새 문패를 단 뒤 개·보수 공사를 지휘하고 있다.
인천도시공사가 재생사업 대상으로 지정한 이 주택은 낡은 시설을 수리하는 수준의 보수공사가 마무리되면 ‘시간과 사람, 공간’을 이어주는 문화 소통 공간으로 개방된다.
지난해 9월 ‘터, 공간, 삶’을 주제로 개항장 일대 건축물에 대한 사진과 문헌 등을 보여준 ‘다시 보는 개항장 리포트 1977’ 프로그램이 이곳에서 진행됐다. 이 같은 전시회가 다시 열릴 예정이다.
또 예술가들을 위한 실험적 문화 거점 공간으로 활용된다. 이 밖에 주택 건축과 관련된 설계도와 옛날 사진 등을 모아 아카이브를 구축하기로 했다. 주민과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 구체적 운영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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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사장은 “이음 1977이 문을 열면 옛 인천시장 관사와 제물포구락부가 서로 연결돼 시민들이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향유하는 대표적인 공간이 될 것”이라며 “두 번째 건축물 재생사업으로 추진할 근대건축문화자산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