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 부문 우수상을 받은 중국 출신 이미화 씨는 틈나는 대로 복지관 이용자들과 이웃들에게 무료로 파마와 염색을 해 준다. 자신이 한국에서 미용사가 되기까지 받았던 도움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돌려주고 싶다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3년 전 담화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이주자는 빈손으로 오지 않습니다. 보물 같은 그들의 문화만이 아니라 용기와 능력과 에너지와 열망을 가지고 옵니다. 그래서 그들을 받아들인 국가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줍니다.”
▷국내 거주 외국인은 약 222만 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4.3%다. 한국은 3, 4년 후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정한 ‘다문화 다인종 국가’ 기준(인구 중 외국인이 5%)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외국인 중에는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15만 명의 청소년이 있다. 이들을 엄마의 품처럼 안아 사랑으로 키우는 게 곧 글로벌 미래 세대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다름에 대한 우리 사회의 포용을 시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다문화라는 말은 다양한 문화의 공존과 존중을 강조하는 사상인 다문화주의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좋은 말도 배려심이 부족한 사람이 누군가를 차별하려는 목적으로 사용하면 흉기가 되기도 한다. 교사로부터 “야, 다문화”라고 불려 상처를 받는다는 어느 중학생의 고백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 내 안에 차별주의자가 사는 건 아닌지 자주 들여다보는 차별 감수성을 키워야 다름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김선미 논설위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