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사장, 타운홀 미팅서 발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14일 내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타운홀 미팅에서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 방향을 설명했다. 박 사장은 SK하이닉스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에 따라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사업을 하는 ‘AI&디지털인프라 컴퍼니’(SKT 존속회사)와 투자회사인 ‘ICT 투자전문회사’(신설회사)로 분할된다.
SK텔레콤 측은 이번 인적분할의 취지에 대해 “통신과 더불어 반도체, 뉴ICT 자산을 시장에서 온전히 평가받아 미래 성장을 가속화하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1위인 통신사업과 신성장산업을 분리해 각 영역에 적합한 경영구조와 투자기반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SK가 이처럼 인적분할에 나선 이유는 신산업 확대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국내를 기반으로 한 통신 사업이 확장성에 한계가 있는 만큼 신산업에 무게를 더 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 자회사들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수익 창출-재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도 세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구글의 ‘알파벳’도 2015년 8월 지주사 알파벳을 출범하면서 주력 기업인 구글과 신성장 기업군으로 회사를 나눠 신사업 확대에 속도를 냈다”고 했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성격도 있다. 개편 이후에도 SK하이닉스는 지주회사인 SK㈜의 손자회사로 남아 인수합병을 진행할 경우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하는 등 제한을 받는다. 하지만 SK하이닉스 대신 중간지주회사가 직접 투자에 나설 수 있어 기존보다는 투자에 제약을 덜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측은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 투자,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진행했을 때보다 더욱 활발한 투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된 신설회사와 SK㈜의 합병설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합병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추후 이사회 의결, 주주총회 등의 절차를 거쳐 연내 분할을 완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