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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다녀간 인도 방문하는 서욱…美 동참 압박 거센 쿼드 기류 엿보나 [신규진 기자의 우아한]

입력 | 2021-03-22 13:27:00


동아일보DB




서욱 국방부 장관이 21일부터 28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와 인도를 공식 방문한다. 해마다 정례적인 일정이지만 인도에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다녀간 직후 순방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군 당국이 인도와 막후에서 미국이 동참 압박을 높이고 있는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자 안보협의체)’ 관련 논의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서 장관은 21일 출국해 24일까지 알 보와르디 UAE 국방특임장관 등과 고위급 정례회담을 갖는다. 방문기간 중 파병 10주년을 맞는 아크부대 방문도 예정돼있다. 이어 25일부터 27일까지는 인도에서 라즈나트 싱 인도 국방장관 등과 국방장관회담을 갖고 양국 군사교류와 국방 및 방위산업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국방부는 “이번 순방 목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순연된 고위급 국방외교활동을 재개해 국방교류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방산협력이 양국의 주요 의제이고 2019년 양국 정상 간 합의사항인 ‘한-인도 우호공원’ 개장식 행사도 예정돼있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쿼드는 의제에 포함돼있지 않다”고도 했다.

하지만 서 장관의 이번 인도행이 오스틴 장관 방문 직후 이뤄진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양국이 쿼드 관련 의견교환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전통적으로 비동맹 중립 노선을 걸어온 인도는 한국처럼 쿼드가 대중 압박전선으로 인식되는 것에 부담을 가져왔다.

(왼쪽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 News1

정부 소식통은 “쿼드에 대한 인도 정부의 입장과 직전 오스틴 장관 방문으로 이뤄진 미-인도 간 논의 기류를 파악한다는 목적도 있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에 대한 미국의 쿼드 동참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인도로부터 관련 의견을 청취하고 기존 참가국 간 논의를 팔로업(follow-up) 하겠다는 것. 18일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을 마친 오스틴 장관은 19일 곧장 인도로 향해 21일까지 나렌드라 모디 총리, 싱 인도 국방장관 등을 만났다.

앞서 한미는 2+2 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쿼드 참여를 둘러싸고 이견을 여실히 드러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미국의 쿼드 참여 요청 여부를 묻자 “쿼드에 대한 직접적인 논의는 없었다. 다만 우리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어떻게 공조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협의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직후 답변에 나선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쿼드는 비공식적인 ‘생각이 비슷한 국가들의 모임’이다. 여러 이슈에 대해 협력하고 공조하는 것”이라며 “어떤 나라도 혼자서는 직면한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고 했다. 한국이 쿼드에 동참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한 것이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