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의 지명수배 포스터에 실린 비숍의 사진. 오른쪽은 1970년대 비숍의 실제 모습이며, 왼쪽은 비숍이 나이들어가는 모습을 표현한 가상의 이미지다.
8일(현지시간) CNN 방송은 캐시 길크리스트(63)라는 미국 여성의 기구한 사연을 전했다. 이 여성은 지난 2017년 DNA 검사를 받은 후 자신의 생물학적 가족을 찾아 나섰다.
추적 결과 자신이 1957년 입양됐다는 사실을 파악했으며, 생모와 매사추세츠에 사는 십여 명의 생모 측 친척도 찾아냈다.
‘윌리엄 브래드퍼드 비숍’이라는 그의 생부는 1976년 3월 1일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서 68세의 어머니와 37세 아내, 5세·10세·14세의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지명수배 중이었다.
비숍은 가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옮기고 불을 질러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었다.
2014년부터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주요 지명수배자 명단에 올라 있었다.
비숍은 예일 대학교를 졸업하고 버몬트 미들베리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 국무부 외교관으로 일하던 수재였다. 그러나 국무부 승진에서 탈락하던 날 일가족을 살해하고 종적을 감췄다.
길크리스트는 “아버지가 살아 있다면 올해 84세다. 아직 살아 있고 여전히 도주 중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2014년 앨라배마주 스코츠보로의 한 장례식장 직원이 비숍과 비슷한 외모의 시신이 있다는 제보를 한 적이 있으나 DNA 대조 결과 비숍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길크리스트는 “생모가 아버지의 과거를 알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 “나는 이 모든 사실을 나이 들어서 알게 된 것을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