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 23명이 비누 만드는 사회적 기업 광주 ‘소화아람일터’ 매출의 45% 아이쿱생협서 판매… 전국 32개 사회적 기업과 연대 코로나 위기에도 매출-고용 견인
8일 오전 광주 남구 봉선동에 위치한 사회적 기업인 소화아람일터에서 장애인들이 천연 세안비누를 만들고 있다. 천연 세안비누는 아이쿱생협 매장인 자연드림에서 판매되고 있다. 소화아람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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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광주 남구 봉선동 소화아람일터. 중증장애인들이 천연비누 만들기에 한창이다. 중증장애인 A 씨는 “예전에는 일거리가 없어 걱정했는데 지난해부터 천연비누가 잘 팔리면서 일을 계속하게 돼 너무 행복하다”며 밝게 웃었다.
소화아람일터는 사회복지법인 소화자매원에 소속된 사회적 기업이다. 중증장애인들은 일반 회사에서 취업하더라도 일반인처럼 일하기가 힘들다. 이 때문에 안정적 근로 환경을 갖춘 장애인 일자리형 사회적 기업이 필요하다. 2006년에 설립된 소화아람일터는 공장 2개동을 갖추고 각종 비누와 주방세제를 만들고 있다.
소화아람일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정규직 직원이 2019년 14명에서 지난해 24명으로 늘었다. 직원 가운데 이주여성 1명을 제외한 23명은 모두 중증장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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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아람일터의 성장에는 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아이쿱생협)과의 협력, 연대가 큰 힘이 됐다. 소화아람일터에서 만드는 어성초·숯·파프리카 첨가 비누는 아이쿱생협 판매점인 ‘자연드림’에서 팔리고 있다. 소화아람일터에서 올리는 매출의 45%가 자연드림에서 나온다. 매출이 늘면서 소화아람일터는 비누 제조 과정 자동화 등 시설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박필성 소화아람일터 실장(42)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아이쿱생협이 있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었다”며 “덕분에 중증장애인 직원들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가정도 안정되는 등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쿱생협은 코로나19 위기에도 소화아람일터 같은 사회적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아이쿱생협과 연대 협력하는 전국의 사회적 기업은 2017년 18개, 2018년 22개, 2019년 24개, 지난해 32개로 매년 늘었다.
아이쿱생협은 전국에 조합원 30여만 명을 두고 안전한 먹을거리 공급과 함께 가족, 사회의 건강을 위한 소비자운동을 펼치고 있다. 전국에 101개 회원조합이 있으며 자연드림 매장을 통해 상품을 판매한다. 지난해 사회적 기업과의 거래액은 51억 원, 품목은 167개에 달했다. 코로나19라는 재난위기에도 사회적 기업과 협력을 강화해 매출, 고용의 동반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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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용만 아이쿱생협 홍보팀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친환경 유기농 식품 수요가 커지면서 매출과 직원이 늘었다”며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기부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