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 네이버 시리즈 웹소설 편집자
오랜 시간을 웹소설 편집자로 보내고 있다. 그리고 수많은 회사원 중 한 명으로 살고 있다. 당연히 이직도 몇 번 감행했다. 이유는 뚜렷하지 않다. 지겨웠을 수도 있고, 스스로 쇄신하지 못하니 환경을 통째로 바꾸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다.
회사를 옮긴 뒤, 운명처럼 한 작품을 만났다. 수많은 미팅과 수없이 주고받는 메일 속에서 탄생한 이 소설은 벌써 3년째 연재 중이다. 출중한 능력과 패기, 카리스마까지 있다. 이름은 백강혁, 외과의다. 그것도 중증외상을 전문으로 하는. 끊임없이 쏟아지는 환자들을 살리고 병원 내 정치도 해야 한다. 그리고 ‘중증외상센터’를 널리 알리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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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하는 것을, 난 엄두도 내지 못한다.’ ‘내가 쉽게 해낸 것을, 그는 풀어내지 못하기도 한다.’ 온전히 나를 대입해 위 두 문장을 수없이 머릿속에 넣고 굴린다. 그리고 마침내 가장 좋았던 문장을 내 방식대로 바꿔 본다. “내가 이 회사에 온 이상, 이런 멍청한 짓은 용납할 수 없어.”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문장을 떠올리며 킥킥댄다. 이직했을 때의 내 마음이 이랬을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재미’를 느낀다. 이는 하루를 이겨내는 큰 선물이다. 입가를 삐죽 올리며 슬며시 웃다가 다시 메일함을 연다. 작가들이 보낸 메일이 한 무더기다. 오늘도 누군가에게 ‘완전한 재미’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작업을 시작한다.
조현우 네이버 시리즈 웹소설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