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법 위반 혐의로 도피중 체포 표현의 자유-석방 요구 6일째 시위
반체제적 노래를 부른 스페인 카탈루냐 출신 래퍼 파블로 하셀(33)이 16일 테러 미화와 왕실 모독 혐의로 수감됐다. 이후 21일까지 스페인 곳곳에서 표현의 자유와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카탈루냐뉴스 등에 따르면 하셀은 16일 도피 중이던 북부 레리다에서 전격 체포됐다. 그는 보안법 위반 혐의로 2018년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은 후 9개월로 감형받았지만 그간 체포되지 않았다. 하셀은 노래 가사와 트윗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고속철 사업 관련 뇌물수수 혐의로 지난해 왕실과 연을 끊고 해외로 떠난 후안 카를로스 전 국왕(83)을 ‘마피아 두목’ ‘도둑’이라고 비판했다. 전 국왕의 아들인 펠리페 6세 현 국왕(53)은 ‘폭군’으로 칭했다.
스페인은 2015년 무장단체 옹호를 막는다는 이유로 종교 및 왕실 비판을 금지하는 보안법을 제정했다. 줄곧 논란이 됐던 이 법으로 하셀 외에도 2018, 2019년에만 약 70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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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좌파 사회당이 주도하는 연립정부 내에서도 이번 사태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극좌 정당 포데모스 등은 보안법의 완전 폐지를 주장한다. 사회당은 보안법은 그대로 두되 징역형을 배제하는 수준으로 형벌 수위를 낮추자고 맞서고 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