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11시42분쯤 광주 서구 양동시장 인근 도로에서 포드 차량 한 대가 알 수 없는 이유로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사고 현장을 통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이 사고로 운전자 A씨(37)가 팔 등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2021.2.22/뉴스1 © News1
“가스가 또 터져 내가 다칠까 겁도 났지만 운전자가 있다고 생각하니 물불 안가리고 구하러 나섰죠.”
22일 오전 11시42분 광주 서구 양동복개시장 인근에서 폭탄 터지는듯 큰 폭발음이 울렸다. 상가 앞 도로에서 2018년식 포드 익스플로러 1대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폭발했다.
시장 상인들은 폭발음에 화들짝 놀라 상가건물 밖으로 뛰쳐나왔다. 차량에서는 시커먼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기 시작했다.
이 아파트에 사는 문모씨(48)는 “점심을 먹으로 집에 들어왔다가 폭탄 터지는듯한 폭발음이 들렸다”며 “양동시장의 아는 상인으로부터 차량이 폭발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뉴스1>에 제보했다.
상인들은 불이 나는 것을 보고 각자 상가에 구비해둔 소화기를 들고 차량으로 달려갔다.
5~6명의 상인들은 순식간에 각자 역할을 분담했다. 일부는 차량에 있던 불을 끄고 일부는 경찰과 소방서에 신고했다.
또 다른 상인들은 주변 차량 우회 등 교통 정리를 맡거나 파편 등을 청소하기도 했다.
그는 “폭발이 난 직후 119 전화가 먹통이었다. 아마 주변 사람들이 전부 신고를 해서인지 통화연결이 쉽지 않았다”며 “소방관들이 오기 전까지 우리가 최대한 구조를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상인들이 차량에 붙은 불을 끄고 나자 차 속에는 운전자 A씨(37)가 화상을 입고 쓰러져 있었다. 차량 조수석 쪽에는 부탄가스가 놓여있었다.
상인들은 A씨에게 “다른 동승자는 없었냐” 물은 뒤 의식을 잃으려는 A씨에게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도착하자 상인들은 자신들이 목격한 것을 토대로 이들에게 협조했다.
이어 “상인들 중에는 ‘방화관리자’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도 있다”며 “상인들끼리 마치 오랜 시간 연습한 것처럼 각자가 발 빠르게 대처해 생명을 구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고 차량 운전자인 A씨는 왼팔에 2도 화상을 입고 전남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인테리어 일을 하는 A씨는 공사에 필요한 휴대용 부탄가스 10개를 차에 싣고 공사현장으로 가던 중 담뱃불을 붙이는 순간 폭발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차에 싣고 있던 부탄가스가 새어 나와 폭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은 정확한 폭발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조사 중이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