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지도부 초청 113분 간담회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문 대통령, 이낙연 대표, 양향자 최고위원,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여당 지도부 초청 청와대 간담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벗어날 상황이 되면 국민 위로 지원금, 국민 사기 진작용 지원금 지급을 검토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실상 전국민 재난지원금 편성을 공식화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올해 보편 지원 성격의 전 국민 지원금 지급 방침을 말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는 오전 11시부터 낮 12시 53분까지 청와대 본관에서 도시락 식사를 겸해 113분 동안 이어졌다.
○ 靑 “전 국민 지원금, 국민 위로 성격”
청와대 관계자는 지원금과 관련해 “소비 진작의 목적도 있지만 국민을 위로하고 국민 사기 진작 지원금의 성격을 더 강조해서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이 세운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 면역 목표 시점은 올해 11월이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에서 벗어날 상황’을 전제 조건으로 언급한 만큼 올가을 지급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내년 5월 대선을 7, 8개월 정도 남겨둔 시점이다.
이날 간담회에선 이낙연 대표가 “싸웠다”고 표현할 정도로 당정 간 이견이 컸던 4차 재난지원금도 화두였다. 문 대통령은 “처음부터 당과 생각이 똑같을 수 없지만, (지원의) 사각지대가 최소화되는 재해 지원책이 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며 “(재난지원금은) 최대한 넓고 두텁게 지원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당에서도 한편으로는 재정적 여건을 감안해 주시기 바란다”고도 했다.
○ 與 “文, 이낙연 힘 실어 준 것” 해석
민주당은 이 대표가 제안한 전 국민 지원금 지급에 문 대통령이 곧바로 호응하자 고무된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지원금과 한국판 뉴딜 추진, 국회 입법 활동을 예로 들면서 “역대 가장 좋은 성과를 얻어낸 당정청이라고 자부해도 좋을 것”이라고도 했다. 여당 관계자는 “오늘 문 대통령이 다시 한 번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며 “추후 대선 후보 경쟁에서 이 대표가 활용할 또 하나의 카드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간담회를)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미뤄왔는데, 이 대표님이 사퇴를 앞두고 있어서 더는 늦추지 못하고”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차기 대선 도전을 위해 다음 달 7일 대표직을 내려놓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신현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 파문 관련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이 대표가 간담회 전부터 ‘이런 자리에서 (신 수석) 관련 언급은 적절치 않다’는 뜻을 표했고, 다른 참석자들도 관련 내용을 묻지 않았다”고 전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최혜령·김소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