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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 토론’ 아닌 ‘맞장구 토론’…국민의힘 ‘배틀’ 1차전 화기애애

입력 | 2021-02-17 11:36:00

오세훈·조은희, 1차 토론회 '화기애애'
나경원·오세훈, 이변 없이 1차전 승리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세훈(왼쪽) 후보와 조은희 후보가 16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1차 맞수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뉴스1


“우리 토론회가 되게 재미없다고 느낄 것 같아요.”(조은희 후보)

16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후보 토론회. 일대일로 맞붙은 오세훈 후보와 조 후보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오 후보가 서울 서초구에서 시작한 ‘횡단보도 그늘막’ 등을 거론하며 “위민 행정의 극치”라고 치켜세우자, 서초구청장인 조 후보가 “(토론회가) 서로 칭찬 분위기”라며 언급한 것이다.

오세훈·조은희, 화기애애 '훈훈 토론'
이처럼 두 후보가 나선 제1차 맞수토론 2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에 대해선 협공을 벌이면서도 서로를 향해선 대체로 칭찬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안팎에선 두 후보의 토론회가 ‘맞수토론’이라는 취지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대 후보 공약의 허점을 지적하고 본인의 경쟁력을 부각시키는 공약 대결을 펼쳐야 하는데 사실상 덕담 형태의 훈훈한 토론회가 됐다는 것이다. 오 후보와 조 후보는 2011년 서울시에서 각각 서울시장과 정무부시장으로 손발을 맞췄다.

정치권 인사는 “맞대결 토론에 나선 후보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맞은편에 서 있는 후보가 아니라 서울시민”이라며 “치열한 공방을 통해 시민들에게 자신의 장점을 알려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앞서 경선 흥행 등을 위해 드레스코드와 격식, 토론 자료가 없는 스탠딩 토론 방식을 도입했다.

이변 없었던 국민의힘 '맞수토론' 1차전
이번 1차 맞수토론 결과도 크게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부 토론이 끝난 뒤 당원과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RS 투표 결과에서 오 후보가 조 후보를 이겼다. 앞서 진행된 1차 맞수토론의 1부에서도 오신환 후보와 나경원 후보 가운데 나 후보가 승자로 결정됐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신환(왼쪽) 후보와 나경원 후보가 16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1차 맞수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나 후보와 오 후보는 이번 경선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상대적으로 거물급으로 평가받고 있는 두 후보가 맞수토론에서도 계속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두 후보의 경쟁 체제 속에서 오신환 후보와 조 후보가 이번 맞수토론에서 인지도 등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약세인 후보들은 맞수토론을 반전에 성공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경선 구도를 바꾸는 이변을 만들기 위해선 남은 토론회에서 자신의 모든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신환(왼쪽부터), 오세훈, 나경원, 조은희 후보가 16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1차 맞수토론에서 무대에 오르기 전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앞으로 맞수토론은 19일과 23일 두 차례 더 열린 예정이다. 26일에는 4명의 후보가 모두 참여하는 합동 토론회가 열린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