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스프링캠프 훈훈한 바람 수비훈련 땐 방망이 들고 ‘펑고’ 설 연휴 세뱃돈 준비 골고루 돌려… 프랜차이즈 스타답게 각별한 애정
류지현 LG 감독이 경기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에서 직접 방망이를 들고 펑고를 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으로 처음 LG 사령탑에 오른 그는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선수단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L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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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
경기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리고 있는 프로야구 LG의 스프링캠프 현장을 찾은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58)은 15일 한 단어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표팀 감독 시절 코치로 한솥밥을 먹은 류지현 LG 감독(50)과의 인연을 잊지 않고 10일부터 캠프에서 투수 원 포인트 레슨을 한 선 전 감독은 “LG 선수들의 얼굴이 이렇게 밝았나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밖에서 볼 때랑 달랐다. 류 감독이 LG에서 오래 코치를 해온 만큼 선수들과의 소통도 뛰어난 것 같다.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둘 것 같다”고 말했다.
선 전 감독의 덕담은 LG 팬들이 새 시즌 류 감독에게 바라는 그림이기도 하다.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신바람 야구’의 주역이었던 그가 그해 이후 명맥이 끊긴 챔피언 반지를 안겨주길 꿈꾸고 있는 것. 지난해 11월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LG 사령탑에 오른 류 감독은 1994년 입단 이후 LG에서만 28년째 선수, 지도자로 몸담고 있는 원 클럽 맨이다. 작전, 주루, 수비부터 수석코치까지 두루 맡으면서 선수들의 장단점 파악과 소통에 능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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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기 살리기에도 각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류 감독은 캠프 기간 동안 선수단 앞에서 단 한 차례도 ‘경쟁’이라는 단어를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 필요 이상으로 경쟁을 의식해 선수들이 제 페이스를 잃을까 우려해서다. 칭찬도 아끼지 않는다. 이날도 선 전 감독이 2년 차 투수 이민호(20)에게 “대투수로 성장할 자질이 있다”고 칭찬하자 곧바로 “선 감독님께서 이민호에게 스무 살 같지 않다고 놀라시더라”고 말을 보탰다. 캠프 기간 내내 먼저 나와 훈련을 하는 외야수 이천웅(33)에게는 “자신만의 계획을 가지고 캠프에 들어왔다”며 꼭 집어 칭찬하기도 했다. 보름째를 맞은 팀 캠프 분위기에 대해서도 “시작할 때 느낌이랑 달라진 게 없다”며 100점을 줬다.
평소 2군 훈련장으로 쓰이던 캠프 실내연습장에는 ‘네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생각하는 대신 어디에 있고 싶은지 생각하라’는 격언이 걸려 있었다. 지금 류 감독의 시선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LG 팬들을 설레게 할 봄이 다가오고 있다.
이천=강홍구 windup@donga.com·강동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