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직 고위당국자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교체를 목표로 하는 대중국 정책 수립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한국이 전략적으로 중국 방향으로 계속 표류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한일 관계 정상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인사는 최근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 웹사이트에 익명으로 게재한 장문의 중국 관련 보고서에서 미국이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 나서기 위해 해야 할 일 중 하나로 이를 언급했다. 28일(현지 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80페이지에 이르는 이 보고서 내용을 소개하면서 익명의 기고자를 ‘중국을 다뤄본 경험이 많고 깊은 전문성을 지닌 전직 고위당국자’로 소개했다. 이런 그의 지적은 한국이 동맹인 미국이 아닌 중국 쪽으로 경도되고 있다는 워싱턴의 인식을 보여주는 사례다.
보고서 제목은 ‘더욱 장문의 전문(The Longer Telegram)’. 냉전 당시 소련에 맞서 미국의 봉쇄 정책을 입안했던 조지 케넌 주소련 미국 대사대리의 보고서 ‘장문의 전문’에서 따온 것이다. 지금의 미중 갈등을 과거 냉전보다 더 심각하고 장기적인 충돌 국면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중국이 넘어서는 안 되는 레드라인으로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핵, 생화학무기 공격 △대만에 대한 군사적 공격이나 경제적 봉쇄, 사이버공격 △남중국해에서의 적대적 행동 등과 함께 ‘중국의 단호한 조치 부재로 발생하는 북한의 핵과 생화학무기 공격’을 들었다. 대중국 전략이 동맹국들과 함께 시행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