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人 4인’ 트레저-T1419 잇단 데뷔 웹 예능도 일본어 대화-자막 제작 “케이팝 문화적 개방성 확대 영향” ‘세계 최상위시장 싹쓸이’ 기대도
일본인 멤버 네 명이 포함된 케이팝 그룹 ‘트레저’. 16일과 22일 ‘라인뮤직’ ‘라쿠텐 뮤직’ 등 일본 차트에서 잇따라 1위를 차지했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今週の運動です!(이번 주는 운동입니다).”
지난해 12월 신인 케이팝 그룹 ‘T1419’가 자체 유튜브 채널에 올린 콘텐츠의 도입부다. 30분 내내 대화도, 자막도 일본어로만 돼 있어 마치 NHK TV의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듯하다. 이 그룹은 지난해 11월부터 공개한 웹 예능 시리즈 ‘데일리 어스(Daily Us)’에서 여러 편을 일본어로 제작했다.
케이팝 그룹의 대일본 전략이 과감해지고 있다. 한한령 장기화로 중국 시장은 얼어붙은 반면, 일본 시장은 트와이스 아이즈원 니쥬가 잇따라 성공하며 활짝 열렸기 때문이다.
MLD의 어시용 본부장은 “다국적 그룹, 다국적 팬덤이 늘면서 케이팝의 문화적 개방성이 그 어느 때보다 확대됐다”면서 “한편으론 일본인 연습생들이 특유의 성실성으로 단기간에 케이팝 스탠더드에 도달해 정규 멤버로 대거 올라온 면도 있다”고 말했다.
T1419의 일본인 멤버들은 2년 전부터 한국에서 한국인 멤버들과 합숙생활을 했다. 양국 멤버들이 함께 살며 자연스레 서로의 언어를 익혔다. 일본 멤버는 한국어 수업, 한국 멤버는 일본어 수업도 따로 매일 받았다. T1419는 소니뮤직 저팬, NHN과 합작해 일본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MLD에 따르면 이달 초 ‘라인 라이브’로 중계한 T1419 데뷔 쇼에 일본에서만 접속자가 25만 명을 넘었다.
트레저는 3월 31일 일본어로 된 일본판 정규 1집을 내고 현지에서 공식 데뷔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22일 일본 애니메이션 ‘블랙 클로버’의 삽입곡 ‘BEAUTIFUL’을 유튜브와 해외 음원 플랫폼에 공개했다.
일본시장은 2012년부터 한동안 얼어붙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다. 당시 NHK 등 공중파 방송에 한국 연예인의 출연 길이 막혔다. 그러나 10대의 음악 소비가 트위터 유튜브 틱톡 등 뉴미디어로 재편되며 케이팝은 외교 문제와 결별했다. 2017년 트와이스 방탄소년단의 현지 인기가 부활의 신호탄이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