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측량선, 협의없이 EEZ 진입 조사 해경 “조사 중단” 수차례 요구에도 日 “우리 EEZ” 주장… 사흘째 대치 위안부 피해 배상 이어 악재
5km 떨어진 채 대치 일본 해상보안청 측량선 ‘쇼요’가 12일 제주 서귀포시 남동쪽 129km 해역 한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한국 해경 경비함과 5km 떨어진 채 대치하고 있다. 쇼요는 한국 EEZ에서 사전 협의 없이 측량조사를 강행했다. 해경 제공
12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서귀포해경 경비함은 10일 오후 11시 55분경 서귀포 남동쪽 129km 해역에서 해상 조사활동을 하고 있는 일본 해상보안청 측량선 ‘쇼요’(昭洋·3000t급)를 발견했다. 이에 해경경비함은 쇼요에 접근해 무선으로 “이곳은 한국 영해다. 해양과학 조사를 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의 사전 동의가 필요하다”며 약 9시간에 거쳐 조사 활동을 멈출 것을 반복해 요구했다. 이에 일본 측은 “우리 EEZ에서의 정당한 조사 활동”이라며 해경의 요구를 거부했고, 해경은 12일 오후 4시 24분까지 조사 중지를 요구하며 대치했다. 쇼요는 이날 우리 측 해역을 일단 나갔으나 측량 조사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 법원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온 이후 발생한 이번 사태가 격화되면 악화일로에 있는 한일 관계가 더욱 꼬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신년사에서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지만 갈등 완화 계기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한일 갈등을 고조시키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것. 한일은 2018년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에도 한국 군함을 향한 일본 자위대 초계기 위협 비행으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 박효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