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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티 더즌’의 위험한 게임[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입력 | 2021-01-11 03:00:00


정치적 성향은 다르지만 힘을 합쳐 외교활동을 벌여 ‘스리 아미고스(3명의 친구)’라고 불렸던 미국 상원의원들. 왼쪽부터 조지프 리버먼, 존 매케인(작고), 린지 그레이엄. 사진 출처 타임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정치인들은 뭉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야 세(勢)를 형성하고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죠. 목표를 위해서든, 친교를 위해서든 뭉친 그룹을 뭐라고 부르는지 볼까요.

△“The ‘Dirty Dozen’ coup-plot is just a tiny storm in the teacup.”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승리 확정을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가 도널드 트럼프 지지 시위대의 의회 난입으로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도화선이 된 것은 “바이든 승리에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나선 12명의 공화당 의원 그룹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을 가리켜 ‘더티 더즌(지독한 12인조)’이라고 부릅니다. 원래 ‘더티 더즌’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이 12명의 죄수를 전투에 투입시켜 승리하는 내용의 1967년 영화 제목입니다. 12명의 정치인은 영화 주인공처럼 영웅이 되고 싶은 것이죠. 하지만 여론의 반응은 차갑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더티 더즌’의 쿠데타 시도는 찻잔 속 작은 태풍일 뿐이다”라고 말합니다.

△“Members of the Gang of Eight were tight-lipped as they left the briefing.”

‘미국 정치에는 ’갱 오브 에이트(8인조 갱)’가 있습니다. 의회의 실력자 그룹이죠. 상원과 하원에서 공화 민주 양당 대표와 정보위원회 위원장과 간사를 맡은 의원 8명을 말합니다. 이 그룹은 국가안보 위협 사태가 벌어졌을 때 백악관으로부터 기밀정보를 브리핑받습니다. CNN 긴급속보를 보면 이런 말이 자주 들립니다. “8인조 갱 멤버들은 정보 브리핑을 받은 뒤 입을 굳게 다물고 브리핑장을 떠났다.”

△“I knew the ‘three amigos’. John would be upset from the grave.”

1990∼2000년대 ‘스리 아미고스(3명의 친구)’가 있었습니다. 존 매케인, 린지 그레이엄, 조지프 리버먼 등 3명의 상원의원이었죠. 정치적 성향은 다르지만 함께 세계 전장을 누비며 민주주의를 알렸습니다. 멕시코를 배경으로 한 1986년 동명의 코미디 영화에서 유래한 별명이었죠. 그런데 2019년 우크라이나 스캔들 때 ‘짝퉁’ 스리 아미고스가 등장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오가며 불법 공작을 벌였던 트럼프 심복 3인조를 말합니다. 이들도 ‘스리 아미고스’라고 불리자 원조 멤버였던 리버먼 전 의원이 발끈합니다. “내가 ‘스리 아미고스’를 알거든. 존(매케인 의원)이 무덤에서 화를 낼 거야.”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