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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전기료에 유가 연동, 장기적 부담 증가 우려”

입력 | 2020-12-19 03:00:00

기업 당장은 月 2만여원 인하 효과
세계 경기 회복따라 유가 뛰면
반도체-화학 등에 직접적 영향




정부가 내년부터 유가 등 연료 가격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 전기요금 개편안이 가계보다 공장이나 기업 등 산업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의 주력 산업이 반도체 철강 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으로 구성돼 있어 소폭의 전기료 변동도 영업이익에 즉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향후 국제 유가가 오르면 현 정부가 추진해 온 산업용 전기료 인상이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업용 전기 평균 사용량인 월 9240kWh 기준 기업의 평균 전기요금은 월 119만 원이다. 정부는 연료비 연동제가 시행되면 내년 1분기(1∼3월) 기업의 평균 전기요금은 월 2만8000원가량 낮아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내년에 유가 상승 국면이 본격화할 경우 전기요금 인하 효과가 줄거나 오히려 전기요금이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주요 선진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 등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자 유가는 벌써부터 상승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1%(0.54달러) 오른 48.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가 오르면 연료비에 따라 변동되는 전기요금도 인상이 불가피해 사실상 산업용 전기요금이 오르는 효과가 나타난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산업용 심야시간(경부하) 요금 인상을 검토했지만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재계의 우려에 계획을 접은 바 있다.

산업계에선 반도체 석유화학 등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업종의 부담이 커질 것을 염려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기료로 연간 2조 원가량을 내고 있다. 전기요금이 5% 오르면 비용이 1000억 원 늘어나는 셈이다.

권혁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정책팀장은 “현재 요금체계는 사용량에 따라 전기요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예측이 가능하지만 연동제가 되면 비용 예측이 어려워 불확실성이 커진다”고 했다.

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홍석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