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국가 공식 부동산 통계인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 통계에 문제가 많다며 개선을 권고하기로 했다. 통계청은 5년마다 국가 통계기관들의 통계 품질을 평가하는데 이달 말에는 부동산원에 대한 진단 보고서를 낸다. 이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원의 통계 정확성을 높이고 표본 수를 늘리라는 권고를 할 예정이다. 부동산원은 내년 초에 통계청 권고에 대한 이행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그동안 부동산원 통계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믿을 수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값은 0.03% 올랐는데 KB국민은행 통계는 0.37% 올라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부동산원 통계 안에서도 주간이냐 월간이냐에 따라 상승률이 들쑥날쑥하다. 부동산원 주간 통계의 표본은 전국 아파트 9400채로 국민은행 표본 3만6300채보다 적고 신뢰성도 떨어진다. 이 때문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주택금융공사 같은 공공기관조차 국민은행 통계를 우선하고 부동산원의 통계를 외면해왔다.
정부는 그럼에도 부동산원의 통계를 바탕으로 24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부동산 시장은 펄펄 끓는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 정책 책임자들은 “주택시장이 안정됐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을 했다. 정부가 유리한 통계만 인용했다는 의혹도 있다. 부동산원은 실거래가격지수와 함께 실거래가와 호가 등을 토대로 조정한 매매가격지수를 낸다. 실거래가격지수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들어 3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이 43.5%나 올랐는데 국토부는 매매가격지수만 인용해 14% 올랐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10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통계를 개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광고 로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