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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아니요, 아니요” 文대통령이 탁현민에 ‘화낸’ 이유는

입력 | 2020-12-12 14:18:00

살고 싶은 임대주택 현장점검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경기도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 단지를 방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인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사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20.12.11/뉴스1 © News1


“아니, 아니요. 아니요. 바깥이 중요한데.”

전날(11일) 경기 화성동탄 공공임대주택을 찾은 문 대통령이 일정 수행 중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야단치는 상황이 공개됐다.

상황은 이렇다. 전날 10시50분 문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현장에 도착했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국토부 장관 지명자인 변창흠 LH 사장이 영접했다.

문 대통령은 차량에서 내려 김 장관과 변 사장으로부터 임대주택 단지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들었다.

의전 계획에 따라 문 대통령은 차량에서 내려 곧바로 이동해 218동 로비에서 준비된 조감도를 보고 안내 패널 앞에서 변 사장으로부터 임대주택 단지에 대한 구체적인 개요를 설명들을 계획이었다.

그럼에도 차량 앞에서 설명이 길어지자, 탁 비서관은 변 사장에게 ‘사인’을 보낸다. 이동할 때라는 것이다. 변 사장은 단지 전체를 둘러보는 문 대통령에게 “이동하시죠”라고 안내했고, 김 장관도 손으로 방향을 안내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이 탁 비서관을 향해 “아니 아니요. 아니요. 바깥이 중요한데”라며 나무랐다. 얼굴이 붉게 상기된 문 대통령은 왼손으로 탁 비서관을 자제시켰고, 이에 김 장관이 문 대통령의 의중을 알아차린 듯 환하게 웃었다.

노타이에 사랑의 열매 배지를 한 문 대통령의 와이셔츠 윗단추는 풀려있었다. 임대주택 단지에 시선을 두었던 문 대통령은 와이셔츠 옷깃을 만지며 김 장관과 변 사장에게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가서는…”이라고 말했다. 외관도 충분히 둘러봐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김 장관과 변 사장은 임대주택에 대해 추가 설명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변 사장이 “넓게 트여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각종 축제도 하고, 운동도 하고, 소통도 하고, 커뮤니티가 아주 강조돼 설계된 곳입니다”라는 설명을 들으며 로비로 이동했다.

탁 비서관은 SNS에 이러한 상황이 담긴 현장 영상을 올리며 “대통령께 야단맞는 저를 보는 것도”라는 코멘트를 달았다.

탁 비서관이 해당 영상을 공유한 이유는 44㎡(13평) 투룸 세대를 방문한 문 대통령의 발언이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일단 문 대통령은 44㎡ 투룸 세대를 둘러보시면서 일부 기사의 제목처럼 ‘4인가족도 살겠다’ ‘(부부가) 아이 둘도 키우겠다’ 등의 발언을 하신 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공개한 현장 영상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44㎡ 투룸 세대를 방문했을 때 변 사장은 “여기가 44m² 13평 아파트이고, 아이들 방 먼저 한번 보시겠습니다”라며 문 대통령을 안내한다.

방에는 책상 1개와 사다리로 올라갈 수 있는 책상 위의 침대 1개가 배치돼 있었다.

이어 변 사장은 “방이 좁기는 합니다만 아이가 둘 있으면 위에 1명, 밑에 1명 줄 수가 있고요. 이걸 재배치해서 책상 2개를 놓고 같이 공부할 수 있습니다”라며 “아이가 더 크면 서로 불편하니까….”라고 설명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러니까 신혼부부에 아이 1명이 표준이고…”라고 말하자 김 장관과 변 사장은 “네”라고 답한다.

이어 문 대통령은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2명도?”라고 말하자 변 사장은 “네”라고 답했다.

평소 문 대통령은 현장 일정에서 관계자들에게 설명을 듣고, 이를 쉬운 말로 다시 언급하며 설명을 정리한다. 이후 국민들이 궁금해할 부분을 직접 물어보기도 한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일정이 어려운 용어로 ‘보고’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돼야 한다는 소신이 강하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탁 비서관은 “‘임대주택을 국민들이 (더) 살고 싶도록 만들자’는 점검과 당부를 담은, 대통령이 방문하셨던, 살고싶은 임대주택 현장영상”이라며 “직접 확인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