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진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1, 2차 대유행을 겪으며 중환자 진료 정책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뾰족한 대책은 없다. 공공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중환자 전용병상을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였으나 3차 대유행을 버텨 내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감염병 특성상 비감염 환자에 대한 진료를 병행하려면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음압, 격리시설을 갖춰야 하고, 더 많은 의료 인력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이미 공간 시설 인력 면에서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이 때문에 8월부터 중환자 진료 정책은 “재원 적정성 평가”에 초점을 맞췄다. 여러 의료기관에 분산된 가용 중환자병상을 파악하고, 중증도에 따라 환자를 배정하고, 상태가 호전된 환자를 퇴실시키는 등 보유한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입·퇴실 결정에 대한 임상적 근거 부족과 담당 임상의와의 이견, 환자의 동의 여부, 무엇보다 중환자 이송수단이 충분치 않은 이유 등으로 실효성을 상실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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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아닌 환자를 위한 진료체계를 보호·유지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현재와 같이 상급종합병원에 코로나19 환자가 흩어져 있는 경우 감염 관리에 차질이 생기면 병원 전체의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 대형 상급종합병원의 기능 마비는 지역사회와 전체 코로나19 대응에 막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중환자 진료 인력의 추가적인 수급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에 따른 과중한 업무 부담으로 의료진 교육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 대신 전용병원에서는 중환자 전문 의료인력과 보조 의료인력으로 팀을 구성해 진료를 실시함으로써 교육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 의료진을 모아 순번제로 근무할 수 있게 함으로써 진료 부담을 덜어주고 만연한 의료진 번아웃도 해소할 수 있다.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사태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중환자 진료 역량 확충’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가 더 늦기 전에 코로나 전용병원 운영에 대한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
홍성진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