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와 주파수 맞추기 회의 참석자 “韓, RCEP 가입으로 中일변도로 비칠까 우려한 듯”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후 글로벌 통상전략’에 대해 비공개 보고를 받고 이 같은 취지로 언급했다고 복수의 회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CPTPP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할 테니 우리도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기 위해 일본, 유럽 등 이른바 동맹국과 통상관계를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통상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 것이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인 2016년 2월 TPP를 출범시켰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이 협정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이후 일본 캐나다 호주 등은 2018년 CPTPP를 발효시켰고 바이든 행정부는 다자무역 질서를 강조하며 협정 복귀를 검토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달 16일(현지 시간) 한국과 중국이 참여한 RCEP 서명 직후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들과 연대해야 한다”며 중국에 맞서서 동맹국과 새로운 무역규범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RCEP 견제로 미중 간 선택이 임박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통상전략 재편을 통한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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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이 같은 지시에 따라 정부는 적극적인 통상전략을 수립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CP)TPP에 미국이 재가입하면 우리에게 그런 유사한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통상당국은 그동안 CPTPP 참여국 중 일본 등과는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지 않은 데다 CPTPP에 국영기업 규제 조항 등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참여에 난색을 표해 왔다. 한 참석자는 “통상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역할과 중요성을 미국에 어필하기 위해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