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시대]첫 비백인-아시아계 여성 부통령 탄생
환하게 웃는 해리스 당선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승리 연설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자메이카계 흑인 부친과 인도 타밀족 모친을 둔 해리스 당선인은 미 최초 여성 부통령이자 최초의 비백인 및 아시아계 부통령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그는 1920년 미국의 여성 참정권이 보장된 지 꼭 한 세기 만에 자신이 부통령에 당선됐음을 기념하기 위해 이날 여성 참정권 운동의 상징인 흰색 옷을 입었다. 윌밍턴=AP 뉴시스
1920년 미국이 여성 참정권을 보장한 지 꼭 100년 만에 탄생한 최초의 여성 부통령 당선인 카멀라 해리스(56)는 7일(현지 시간) 오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한 연설에서 거듭 ‘최초’ 기록을 갈아 치운 자신의 행보가 새로운 시작임을 강조했다. 자메이카계 흑인 부친과 인도 타밀족 모친을 둔 그는 최초의 비백인계 및 아시아계 부통령이기도 하다.
여성 참정권 운동의 상징인 흰색 옷을 입고 연단에 오른 그는 “투표권을 쟁취하기 위해 싸웠던 100년 전 여성들을 생각한다. 나는 이들의 어깨 위에 서 있다”며 자신의 어머니를 포함해 여성인권 확대에 힘쓴 선배 여성을 치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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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당선인은 이날 오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78)의 승리 확정 보도가 나오자 공원에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축하 전화를 거는 영상을 공개했다. 바이든 당선인에게 “우리가 해냈다(We did it). 당신이 다음 미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그가 미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오를 가능성 역시 열려 있다. 바이든이 내년 1월 79세로 취임하면 역대 최고령 미 대통령인 데다 대선후보 시절부터 자신을 ‘전환기 후보’로 칭하며 4년 후 대선에 도전하지 않을 뜻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유년 시절 ‘버싱’(busing·흑백 통합을 위해 버스로 흑인 거주지 학생과 백인 거주지 학생을 상대 학군으로 실어 나른 정책)을 경험한 일화를 공개하며 바이든 당선인이 과거 인종차별 철폐에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미 언론은 바이든이 이런 해리스를 부통령 후보로 발탁해 기득권 백인 남성이란 약점을 보완하고 여성, 소수계 유권자를 성공적으로 공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부통령에 오른 그가 인종차별 해소, 대북정책 등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는 줄곧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유화 정책을 ‘사진찍기용’이라고 비판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러브레터를 교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민자 출신 부모를 둔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을 대폭 완화하는 데도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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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