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던 정정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청주 상당)이 체포영장 발부 후 결국 자진 출석했다.
정 의원은 31일 오전 11시경 청주지검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사 개시 후 4달여 만,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 후 이틀 만이다.
어두운 모습으로 차에서 내린 정 의원은 취재진 앞에서 “어쨌든 저로 인해 국민과 청주시민, 유권자들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오늘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혐의를 인정 하냐?’ ‘억울한 부분이 있냐?’고 묻자 “조사 과정에서 성실하게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초선 의원으로서 깨끗한 정치인으로 살고자 하는 제 입장이나 소망은 변함이 없다. 정말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남긴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당원들과 일부 지지자들은 “정정당당 정정순”이라고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같은 당 소속 지방의원 몇몇도 나와 정 의원을 격려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 29일 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통과 시켰다.
체포영장 발부되면 검찰은 강제 신병확보에 나설 수 있다.
정 의원은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자진 출두 의사를 밝혔다.
이날 검찰이 청사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부터 법무부 훈령으로 시행된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체포영장 집행 여부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검찰은 전날 “법과 원칙에 따라 체포영장을 집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 의원의 출석을 자진 출석으로 보고 체포영장을 집행하지 않을 땐 언제든지 정 의원을 풀어줄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자세한 내용을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정 의원은 지난 4·15 총선 과정에서 회계 부정을 저지르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자신의 지역구 자원봉사자 명단을 빼내 선거에 활용한 혐의도 있다.
정 의원은 지난 8월 중순부터 개인 일정과 국회 일정을 이유로 검찰 출석 요구에 8차례(서면 5차례) 불응해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