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상수색 때 2130발·올해 459발 쏴 “언제든 사용가능하다”던 軍, NLL 인접 ‘0발’ 軍 내부 “북한 반발 의식해 수색자원 총동원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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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가까이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 씨(47)의 시신을 수색하며 조명탄을 쏘지 않고 있는 군이 지난해 2000발이 넘는 조명탄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은 “(조명탄은) 언제든 사용가능하다”고 해명했으나 현 정부 출범 이후 조명탄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사용된 적은 없었다. 조명탄 미사용에 대해 군이 ‘북한 탓’을 못하고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군은 전남 영광, 독도, 제주 인근 등 3차례 해상 실종사고에서 총 2130발의 조명탄을 썼다. 당시 조명탄은 CN-235 수송기, P-3 해상초계기 등에 실려 해상에서 투하됐다. 2018년 8번의 실종사고에서도 977발이 사용됐는데 모두 동해와 남해였다. 올해도 우도 어선화재와 강릉 해군실종 사고 때 총 459발의 조명탄이 해상에 투하됐다. 해상 야간수색 시 조명탄 사용은 필수였던 셈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6일 정례브리핑에서 군과 해경이 이 씨 시신수색 당시 조명탄을 한 발도 쓰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조명탄은 필요하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NLL 등 접경지역에선 조명탄이 한 발도 사용되지 않았다. 2017년 북한에 나포됐다 송환된 391흥진호 사건이나 2018년 서해 NLL 부근에서 중국어선이 전복됐을 때도 야간 수색이 이뤄졌지만 조명탄을 쏘지 않았던 것. 한 군 관계자는 “언제든 조명탄을 쓸 수 있다는 합참의 해명은 NLL과 먼 해역에만 적용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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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군이 해상수색 때 투하해온 K-610 조명탄은 한 번 점화되면 축구장 하나 넓이에 이르는 범위를 촛불 181만 개와 맞먹는 밝기(181만 촉광)로 밝혀준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접경지역에서 북한 반발을 의식해 모든 수색자원을 총동원하지 않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수색을 주도하는 해경은 “남북 간 불필요한 긴장과 우발적 충돌을 우려해 조명탄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북측 반발을 우려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해경도 인정한 ‘조명탄 미사용’의 이유를 군이 ‘북한 눈치 보기’에 대한 비판을 의식해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의원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최우선시 해야 할 군은 가용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