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출판단지 ‘북녘 책읽는 풍경’展 6·25 南책임 강조 어린이책 등 공개 野 “국민 혈세로 北 홍보하는 꼴”
15일 경기 파주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열린 ‘Book(北)녘의 책 읽는 풍경’ 전시회에 온 관람객이 북한의 교육 관련 계몽 포스터를 살펴보고 있다. 파주=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열리는 전시회에 북한 정권을 미화하는 듯한 전시품이 다수 공개돼 논란이 예상된다.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공개 등 적대 행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출판도시입주기업협의회는 경기 파주시 출판단지의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남북 문화교류 행사의 하나로 ‘Book(北)녘의 책 읽는 풍경’ 전시를 9일부터 18일까지 열고 있다. 15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와 출판진흥원은 이 전시에 국고 보조금 9200만 원을 지원했다. ‘걸어서 개성공단 가자’ 같은 걷기 운동을 벌이는 단체 ‘평화의길’이 북한 사진, 도서 등 350여 점의 저작물 대여 및 행사 관리를 맡았다.
15일 전시장에 배치된 ‘남북통일 팩트체크 Q&A’라는 어린이 책에는 6·25전쟁이 북한의 남침임에도 “(광복 후 남북이) 서로 고집만 피우다 싸웠다” 등 남한의 책임을 강조하는 대목이 있다. 서울의 인구 과밀을 지적하며 “평양이 (살기에) 꿀이구나”라는 표현도 보인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나름 잘 생기지 않았냐”거나 동요 ‘곰 세 마리’를 개사해 “김정은은 뚱뚱해/문재인은 날씬해/서로 웃네, 너무 귀여워”라는 대목도 있다. 또 다른 책 ‘맛있게 읽는 북한 이야기’에는 “김정일 장군님께서는 소년단원들이 당과 수령에 충성하고”라고 말하는 북한 어린이 일러스트가 실려 있다.
전시 관계자는 “과거 불온서적 등으로 분류됐을 법한 내용들이 남북 교류로 전시가 가능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 의원은 “우리 국민을 사살한 북한 미화를 위해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파주=최고야 기자 be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