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아버지 잃은 어린 학생을 한번 안아 주실 수는 없습니까”라고 말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군에 피격당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아들이 쓴 자필 편지에 ‘타이핑 편지’로 답장을 보내 유족이 실망감을 표했다.
안 대표는 15일 페이스북에 “예전에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일을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이라는 뜻으로 ‘천붕(天崩)’이라고 불렀다. 특히나 성인이 되기 전 부모를 잃은 슬픔과 충격은 무엇과도 비견될 수 없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런 아픔과 고통을 당한 피격 공무원의 고2 아들이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를 썼다. 누구보다 자식을 아끼는 아버지가 월북할 리 없다며 명명백백하게 진상을 밝혀 아버지의 명예를 지켜 달라는 간절한 호소였다. 그런데 이 눈물의 편지에 대한 대통령의 답장은 너무나 늦었고, 형식과 내용도 학생의 마음을 달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기에 청와대가 내놓은 해명은 국민을 더욱 이해할 수 없게 만들었다. 정상 간 외교 친서도 타이핑 쳐서 보낸다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며 강변하는 청와대 관계자의 모습은 인간에 대한 예의도, 유족에 대한 위로나 아픔에 대한 공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냉혹함 그 자체였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그냥 대통령께서 전화 한 통 하셔서, 한 점 의혹 없이 진실을 밝히겠다, 아빠를 죽인 자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위로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것이 그렇게도 어려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사지으러 양산 가시는 길에 들러 꼬옥 한 번 안아 주시면 좋았지 않았겠습니까? 바쁜 사람 부를 수 없다며 정은경 청장에게 직접 찾아가 임명장을 주셨던 그 정성을, 왜 아비 잃은 어린 국민에겐 보여 주지 않으십니까”라고 했다.
안 대표는 “돌아가신 분을 살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낼 수는 있다. 이것을 북한에게 강조하고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그게 국가의 기본자세”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고통받는 어린 국민도 감싸지 못하는 어깨가, 5천만 국민과 7천만 겨레의 운명을 짊어질 수는 없다”며 “대통령이기 이전에 ‘사람이 먼저다’인 인권변호사로서, 자식을 둔 아버지의 심정으로, 그리고 힘들더라도 대통령직이 갖는 무한 책임을 생각하며 지금이라도 부모 잃은 그 어린 학생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