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동시 다중 라운드 경매’를 고안한 미국 스탠퍼드대의 폴 밀그럼과 로버트 윌슨 교수에게 돌아갔다. 이들의 연구는 공공재산 경매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주파수 경매가 대표적인 사례인데 정부가 여러 주파수 대역을 한꺼번에 경매 대상으로 내놓고 마지막 낙찰자가 나올 때까지 수많은 라운드를 반복하면서 남은 입찰자들이 계속 새로운 가격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노벨위원회는 “이 방식은 매도자와 매수자는 물론 납세자가 고루 혜택을 볼 수 있게 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1994년 미국이 무선주파수 경매에 이 이론을 처음 적용한 이후 대부분의 국가들이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3G, LTE 주파수 경매에 이어 2018년 5G 주파수 경매에도 이 방식이 적용됐다. 주파수 대역을 얼마에 누구에게 매각하느냐는 통신회사뿐만 아니라 국민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매각 대금이 너무 높게 결정되면 사업성이 떨어져 해당 산업이 엎어지는 ‘승자의 저주’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낙찰가의 일부가 요금 형태로 소비자에게 떠넘겨질 수도 있다. 반대로 너무 낮게 결정되면 국민 세금 부담이 높아진다. 이런 문제점에 대한 해법으로 현재까지는 동시 다중 라운드 방식이 최선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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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논설위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