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로 회식-사교모임 줄자 서예-미술-악기-카메라 판매 급증 온라인 동영상 강의도 성업 여가 활용한 ‘부캐 찾기’ 확산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회식, 사교 모임이 줄어들면서 늘어난 여가 시간을 활용해 취미활동에 몰두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관련 용품 판매량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유통업계에선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이전보다 늘어나고 있던 취미용품 판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이커머스 업체 옥션에 따르면 최근 한 달(9월 5일∼10월 4일) 미술 관련 용품 판매가 빠르게 증가했다. 벼루와 먹 등 서예, 동양화 용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6%, 화선지와 한지 판매는 35% 늘어났다. 또 개성 있는 글자체를 디자인하는 미술 분야인 캘리그래피용 펜의 판매량은 132% 증가했다. 또 공예용품인 리본은 같은 기간 판매량이 81%, 클레이는 1000% 넘게 늘었다.
이런 취미활동을 도와주는 온라인 동영상 강의도 성업하고 있다. 온라인 강좌 플랫폼 ‘클래스101’에 따르면 이 업체의 올해 1월 대비 8월 거래액은 160% 늘어났다. 회원 수도 이 기간 80만 명에서 150만 명으로 2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이 업체는 미술, 공예, 운동 등 취미 개발에 특화된 500개 이상의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비대면 온라인 강좌지만 준비물 키트를 집에 직접 보내주는 등 오프라인 못지않은 편의를 제공하면서 새로운 취미를 찾는 이들이 많이 가입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남는 시간이 많아진 소비자들이 자신의 ‘부캐’를 찾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부캐(부캐릭터)’란 본래의 자신의 사회적 정체성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말한다. 개그맨이 정식 음원을 발매하며 가수가 되는 등 연예계에서 시작된 유행이다. 특히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과 함께 간편식이나 배달업이 발달하면서 끼니 준비에 들이는 시간이 줄어든 것도 이 같은 소비자들의 ‘부캐 찾기’를 가능케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