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만난 패치워크 디자인 패션
마르니의 카디건(왼쪽)과 에트로 니트. 마르니·에트로 제공
2020년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버버리, 루이비통, 마르니 등 대부분의 대형 패션 브랜드들은 코트나 재킷, 원피스뿐 아니라 구두, 가방 등 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패치워크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패치워크는 1960년대 유행했던 전형적인 복고 패션이지만 소재와 패턴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전원적인 분위기부터 파격적이고 세련된 스타일까지 원하는 대로 개성 있게 연출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색상과 패턴, 소재의 천 조각을 이어붙이는 의류 제작 기법이기 때문에 빈티지한 느낌은 기본적으로 장착된다. 데님 패치워크는 펑키하고, 조각조각 낸 직물을 큼지막한 블록으로 이어붙인 니트나 카디건은 보헤미안 감성이 물씬 풍긴다. 마르니의 니트 카디건처럼 이어붙이는 직물 형태를 길쭉하게 늘이거나 불규칙하게 변형시키면 세련되고 현대적인 느낌을 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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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조리포트 등 해외 패션매체들은 “올해는 스타일의 관점에서뿐 아니라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도 패치워크 패턴이 주목받고 있다”고 진단한다. 친환경적 의류 생산을 고민하는 패션업체들이 오래된 직물 조각을 한데 모아 짜는 패치워크 패턴이야말로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마르니가 재활용 원단의 패치워크 스타일을 런웨이에서 다양하게 선보였다.
빈티지 퀼트 직물을 재활용해서 다양한 패치워크 의류를 선보이는 보데(bode) 같은 신진 브랜드도 주목받고 있다. 보데는 미국에서 구한 빈티지 직물, 프랑스 영국 등 유럽에서 구한 리넨이나 울을 재활용해 직물의 역사와 스타일을 함께 살린다. 파타고니아 역시 재활용 센터에서 수거하거나 제작 중에 남은 옷감을 활용해서 패치워크 스타일의 데님 반바지, 티셔츠와 스웨터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스타일을 살리면서 환경보호까지 할 수 있는 ‘일석이조 패션’인 셈이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