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에는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저항조직인 하마스가 이스라엘 진지로 땅굴을 파고 들어와 병사 2명을 살해하고, 1명을 납치했다. 하마스는 이 병사를 살려두고 5년간 억류했다. 강경 일변도이던 이스라엘이 놀랍게도 협상에 응했다. 레바논 전쟁 동안 가중되는 국제적 비난도 비난이지만 전에 없던 국내에서의 반발도 이스라엘엔 큰 부담이 되었던 것 같다. 그러자 이스라엘은 무려 1027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하는 전대미문의 1 대 1027의 교환을 감행했다.
이스라엘의 침략 행위가 정당하냐는 논쟁은 잠깐 접어두자. 두 사건의 해법은 달랐지만, 공통점은 국가는 단 1명이라도 국민의 생명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고 유사 이래 권력의 존재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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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 국가론의 최대 오류는 국가와 군대는 오직 지배층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탄생했다는 설명이다. 아니다. 그런 기능이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본질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의 보호였다. 군사독재에 저항하던 시절에 운동권들은 레닌의 국가론을 좋아했다. 그 사람들의 본의는 지배층의 국가가 아닌 국민의 국가를 만들자는 뜻이었다.
최근 며칠 동안 벌어진 일을 보면 ‘국민의 국가’인지 ‘지지층의 국가’인지 ‘정권의 국가’인지 알 수가 없다. 하다 하다 ‘김정은 계몽전제군주론’까지 등장했다. 과거에 계몽전제군주란 기만적인 독재 권력에 불과하다며 열심히 비난하던 사람들이 과연 누구였던가.
임용한 역사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