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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당신 회사 나가줘야겠어[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입력 | 2020-09-28 03:00:00


사업 설명회 때마다 열정적인 연설 스타일로 인기를 모았던 니콜라 창업자 트레버 밀턴. 그러나 니콜라가 사기 논란에 휩싸이면서 결국 자신이 세운 회사의 최고경영자 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사진 출처 CNBC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한때 ‘제2의 테슬라’로 각광받던 니콜라가 미국 월가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힌덴버그리서치 보고서가 니콜라에 대해 기술역량, 파트너십, 생산능력 등에서 많은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니콜라가 제대로 반박하지 못하면서 논란이 불거진 거죠. 그 중심에는 니콜라의 젊은 창업자 트레버 밀턴(39)이 있습니다.

△“It‘s hard to contain my emotion about this.”

힌덴버그 보고서는 니콜라가 2016년 시제품을 선보인 수소트럭 ‘니콜라원’을 홍보하기 위해 2018년 유튜브 등에 공개한 주행 영상이 조작됐다고 폭로했습니다. 자체 추진력이 없는 트럭을 언덕 위에서 아래로 굴렸다는 것이죠. 극적 연출을 좋아하는 밀턴은 트럭 출시 당시 성대한 행사를 열고 울먹이며 “감격을 주체하기 힘들다”고 말했었는데요. ‘감정을 억누른다’고 할 때 ‘contain emotion(또는 oneself)’이라고 합니다.

△“He should be let go.”

니콜라 거품론이 본격적으로 제기되자 밀턴은 트위터에 분노를 쏟아냈습니다. 한 기자가 “원천 기술력이 의심스럽다”고 의문을 제기하자 “그 기자는 해고감이야”라는 트윗을 날렸죠. 그러나 결국 밀턴 자신이 사임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TV 리얼리티쇼 진행자 시절 “You’re fired(당신 해고야)!”라는 말을 유행시켰지만 실제로 이렇게 대놓고 해고 통보를 내리는 경영자는 별로 없겠죠. 그 대신 “I‘m afraid we have to let you go(유감스럽지만 당신을 보내야 할 것 같아)” 정도로 완곡하게 표현합니다.

△“Do you have anyone advising you in PR101? Don’t answer.”

자신이나 니콜라를 비난하는 상대만 보면 발끈하는 밀턴이 보기 딱했는지 한 컨설팅 전문가가 충고해줍니다. “당신한테는 홍보의 기초에 대해 조언해주는 사람도 없나? 답하지 말라”고 말입니다. 일일이 상대하면 오히려 논란만 더 키운다는 얘기죠. 미국 대학의 개론 수업이 대개 수강번호가 ‘101’인 데서 유래했습니다. ‘원오원’이라고 읽고,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뜻이지요.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