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ANA 인스피레이션 우승 6번홀-16번홀 칩인 버디 이어 2타 뒤진 18번홀 칩샷 9m 굴러 ‘쏙’ 연장전 버디로 코르다-헨더슨 눌러 작년부터 이어진 긴 부진 털고 3년 6개월만에 환호… 통산 4승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 미션힐스CC(파72)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ANA 인스피레이션 최종 4라운드에서 연장 접전 끝에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한 이미림이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며 기뻐하고 있다. 이미림은 최종 4라운드 18번홀에서 ‘칩인이글’을 기록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 등 이날 하루에만 칩샷을 세 번이나 홀에 집어넣는 환상적인 쇼트게임을 선보였다. 랜초미라지=AP 뉴시스
행운처럼 맞은 연장전에 합류한 이미림을 막을 수 있는 선수는 없었다. 18번홀에서 치러진 1차 연장전에서 함께 플레이한 코르다와 브룩 헨더슨(23·캐나다)은 모두 버디 퍼트를 놓쳤다. 하지만 이미림은 침착하게 2m 거리에서 버디를 낚으며 드라마처럼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환상적인 쇼트게임을 보여준 이미림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우승하며 ‘호수의 여인’이 됐다. 이 대회 우승자는 18번홀 옆에 있는 포피스 연못에 뛰어드는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전통이 있다. 이날 우승 직후 입수 직전에 머뭇거렸던 이미림은 “평소 물을 무서워하지 않는데, 깊이가 조금 깊어 보여서 조금 망설여졌던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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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자 이미림이 대회 전통에 따라 18번홀 그린 옆 ‘포피스 연못’에 뛰어들고 있다. 랜초미라지=AP 뉴시스
지난해 24개 대회에 출전해 두 차례 톱10에 드는 부진을 보인 이미림은 올해도 앞서 출전한 2개 대회에서 모두 컷 탈락하며 세계 랭킹은 94위까지 처졌다. 공을 100m도 보낼 수 없어 골프를 관둘까 고민했던 그는 국가대표 2년 선배인 김송희 코치에게 레슨을 받으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체중을 7kg 가까이 뺄 만큼 강훈련에 다운스윙 템포를 늦춘 게 샷 감각 회복으로 이어졌다. 지난주까지 상금이 0달러였던 그는 이번 우승으로 46만5000달러(약 5억5000만 원)를 받아 단번에 상금 랭킹 7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