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락·부산경남취재본부
김 전 구청장은 취임 직후부터 기발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때론 “황당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조선업 경기가 최악일 때인 지난해 2월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현대중공업의 빈 독(dock)을 고래 30마리가 헤엄치는 사파리로 만들자”는 글을 올렸다가 환경단체 등으로부터 뭇매를 맞기도 했다. 같은 해 3월에는 “선암호수공원의 물을 빼낸 후 시민들이 뛰어들어 물고기를 잡아보게 하는 건 어떨까”라는 글도 논란을 자초했다.
참신한 아이디어도 많았다. 공업탑 스카이 시민광장도 그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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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쉽게 다가가는 공업탑’을 만들자는 게 김 전 구청장이 제안한 스카이 시민광장이다. 현재의 공업탑을 지상에서 5m가량 들어올린 뒤 시민광장을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시민광장으로는 5곳의 연결로를 만들어 시민들이 접근할 수 있게 하고, 공업탑과 광장 하부는 현재의 교통 및 신호체계를 그대로 유지해 차량 통행에 지장이 없도록 한다는 것이다. 추정 사업비는 350억 원.
주민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남구가 6월 11개 동을 순회하며 주민설명회와 주민 설문조사(1867명)를 한 결과 약 90%가 사업 추진을 위한 타당성 용역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남구는 이를 근거로 올 2차 추경 때 용역비를 책정할 예정이었지만 구청장이 물러나면서 이 사업도 멈췄다.
물론 사업 추진에 걸림돌도 많다. 우선 행정적, 법적 타당성과 실효성 여부를 따지는 용역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또 공업탑 소유권은 울산시에 있는 데다 스카이광장 조성 사업비는 남구의 재정만으로 해결하기도 어렵다. 울산시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도심 속 섬’으로 전락된 공업탑을 시민친화적으로 만들자는 아이디어는 신선해 보인다. 참신한 정책으로 시민을 위한 행정을 펼칠 단체장을 뽑는 게 지방자치제의 본질이 아닌가. 구청장 김진규는 물러났지만 그의 아이디어마저 사라지는 것 같아 못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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