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해킹” 억울함 호소에도 7월부터 성범죄자로 얼굴 공개돼 경찰, 웹사이트 운영진 검거 나서
성범죄자 등의 신상정보를 임의로 공개하는 웹사이트 ‘디지털 교도소’에 얼굴과 신상이 공개된 대학생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학생은 신상이 노출된 이후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들을 경찰에 고소하고 대학 커뮤니티에 억울함을 호소해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5일 고려대 재학생 A 씨(20)가 3일 오전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에 대한 부검 결과 범죄 혐의점이 없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디지털 교도소는 7월 A 씨가 누군가에게 지인의 사진을 음란물과 합성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A 씨의 사진과 이름, 학교, 학번, 전화번호 등 신상정보를 게시했다. 이들은 얼마 뒤 A 씨가 누군가와 주고받았다는 텔레그램 메신저 내용과 음성 녹음파일도 함께 공개했다.
광고 로드중
7월부터 디지털 교도소 관련 수사를 진행해온 대구지방경찰청은 현재 운영진을 특정하고 피의자 검거에 나선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디지털 교도소의 신상 공개는 관련 내용의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에 해당될 수 있어 그 자체로 처벌 대상”이라고 밝혔다.
:: 디지털 교도소 ::
강력 범죄에 대한 사법부의 처벌이 관대해 ‘사회적 심판’을 하겠다며 올해 6월 해외에 서버를 두고 개설된 익명 웹사이트.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운영자 손정우 씨 등 범죄자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사건 당사자들의 신상을 수집해 임의로 공개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 신상이 공개된 인물은 150여 명(6일 기준)에 달한다.
김태성 kts5710@donga.com / 대구=명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