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회의 선두주자’ 위안 CEO
1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줌의 주가는 전날보다 40.78% 폭등한 457.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68.04달러) 대비 8개월 만에 주가가 6.7배로 부풀어 오른 것이다. 이로써 줌의 시가총액이 이날 1291억 달러로 상승해 1099억 달러에 머문 IBM을 제쳤다. 줌의 시가총액은 미국 내 전체 상장기업 중에서도 55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날 줌은 1년 전의 약 4.6배에 달하는 분기 매출액을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의 예상(33% 상승)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순익은 1억8570만 달러로 지난 6개 분기를 모두 합친 것의 3배를 넘었다.
위안 줌 CEO
중국 산둥성 출신인 위안 CEO는 산둥과학기술대에서 응용수학과 엔지니어링을 전공했다. 그는 우연히 일본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의 연설을 듣고 감명을 받아,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에서 일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당시 비자를 8차례나 거절당한 끝에 1997년 겨우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는 일화가 있다.
서툰 영어 탓에 미국에 처음 와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는 화상회의 스타트업인 웹엑스(WebEx)에 합류할 수 있었다. 이 회사가 2007년 통신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스에 인수된 후 열심히 커리어를 쌓은 위안 CEO는 결국 시스코의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으로까지 승진했다. 같은 해 미국 시민권도 획득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다니던 시스코에 스마트폰 기반의 비디오 화상회의 시스템을 개발하자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하자 회사를 나와 줌을 창업했다. 당시 창업 결정을 말리던 아내에게 “지금 시도를 안 하면 계속 후회할 것 같다”며 설득했다고 한다.
이날 줌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위안 CEO가 보유한 지분 가치도 200억 달러로 치솟았다. 이는 미국의 헤지펀드 투자자 칼 아이컨과 비슷하고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에는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CNBC는 보도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