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심의위 만들어 적절성 검증 상반기 영업익 372억… 흑자 전환
현대로템은 올해 상반기 매출 1조3270억 원, 영업이익 372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000억 원 정도 늘었고, 371억 원이던 적자에서도 탈피했다. 회사 매출의 절반 이상인 철도사업에서의 수익성 개선 덕분이다. 현대로템은 대부분 철도차량 생산으로 구성된 철도사업에서만 지난해 연간 2595억 원 적자를 내며 최근 5년 내 최악의 손실을 기록했다. 2018년에도 470억 원 적자를 냈다.
고질적인 적자는 저가수주 경쟁 때문이었다. 현대로템이 지난해 국내에서 수주한 철도차량의 1량(칸)당 평균 가격은 13억 원으로 수출물량 28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내수물량 가격은 2018년 16억 원, 2017년 8억 원으로 이 기간 20억 원 이상을 유지했던 수출물량 가격보다 턱없이 낮았다. 연평균 5500억 원 규모인 내수 광역·도시철도(지하철)용 전동차 시장에 2016년부터 다원시스, 우진산전이 진출해 3개사 경쟁체제로 바뀌며 벌어진 경쟁의 영향이다. 2017년 현대로템의 전동차 낙찰가가 발주처 계획 예산의 63.2∼73.8%에 그치며, 수출물량의 수익까지 갉아먹는 결과를 가져왔다.
철도차량업계는 “최저가 입찰제로는 철도차량제작사들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국내 철도차량업계는 해외업체들의 국내시장 침투에도 취약하다. 미국 중국 인도 터키 등은 자국 철도차량 산업 보호를 위해 자국 내 일정비율 생산 또는 투자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국내는 국제공개입찰을 고수하고 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