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중증환자 병상 56개 남아”… 의료진-장비 감안땐 8분의 1로 뚝 “30일 전후 중환자 몰릴 것” 긴장… 경기도 이미 97% 채워져 초비상 환자 급증 5일 지나서야 병상 파악… 중증환자 병상확보 대책 26일 발표
서울 성북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25일 시민들이 워킹스루 방식으로 검사를 받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2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수도권의 중증환자 치료병상은 전날 기준으로 모두 341개인데 이 중 56개(16.4%)만 비어 있는 상태다. 하루 사이에만 병상 13개가 채워졌다. 하지만 중앙임상위와 ‘코로나19 공동대응상황실’은 24일 기준으로 수도권 내 가용 중증치료 병상이 7개라고 밝혔다. 공동대응상황실은 국립중앙의료원과 수도권 3개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조직이다.
중앙임상위 등은 의료장비와 인력까지 확보돼 즉각 사용이 가능한 병상을 기준으로 했다. 중증환자 병상을 가동하려면 전담 의료진과 음압기, 산소호흡기, 에크모(ECMO·인공심폐기) 등 장비가 갖춰져야 하는데 이런 것까지 고려하면 정부가 계산에 넣은 것 중 50개 가까이를 당장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한중환자의학회에 따르면 중환자실 병상 20개를 운영하려면 의사는 최소 16명, 간호사는 이보다 10배 많은 160명이 있어야 한다. 이처럼 의료인력과 의료장비를 갖춰야 하는 문제 때문에 중증환자 치료병상 3, 4개를 확보하려면 약 40개 병실로 구성된 일반병동 1개를 닫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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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 상황도 급박하다. 경기지역은 2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치료병상 사용률이 97%(571개 중 554개)에 달해 포화 직전까지 갔다. 경기도는 확진 후 바로 입원하지 못하고 병상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대기 환자들을 위해 ‘홈케어 시스템’ 운영에 들어갔다. 의료진이 대기 환자의 건강 상태를 전화로 확인하는 것이다. 임승관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환자가 급증해 병상은 물론이고 의료 인력도 부족하다. 민간병원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25일 하루에만 16명의 확진자가 나온 강원 원주시도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방역당국이 병상 확보에 나선 시기가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당국은 19일 수도권 17개 대학병원 진료부원장, 기획조정실장들과 긴급 화상회의를 열었다. 병원별로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병상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 병상 확보에 걸리는 기간은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때는 14일부터 5일 연속 확진자가 세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감염병 관리에 빨간불이 켜지고 5일이나 지난 뒤였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19일 처음으로 병원들과 접촉한 건 맞다”면서도 “그 대신 그전까지 중환자의학회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해명했다. 복지부는 26일 중증환자 병상 확보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