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구역 시행이후 거래량은 급감… 소비자들 “1년뒤 더 오를 것” 전망
서울 강남권의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역대 최고 매매가격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매매가 불가능한 데다 은행 대출은 물론이고 전세를 끼고 사는 것도 원천 봉쇄됐는데도 현금 부자들이 사들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25일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m²가 이달 6일 22억2000만 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갈아 치웠다. 기존 최고가였던 지난해 12월 4일 실거래가(21억5000만 원)보다 7000만 원 비싼 가격이다. 지난달에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면적 84m²(21억5000만 원)와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전용면적 84m²(20억5000만 원)에서도 역대 최고가가 나왔다.
이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시행 이후 거래량이 급감한 탓에 기존보다 비싼 실거래가가 한 건만 나와도 그대로 시세로 굳어지는 영향이 크다.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m²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시행 직전(6월 1∼22일) 17건이 18억∼19억 원대에 거래됐지만 시행 이후부터 지금까지 단 4건 거래되며 2억 원 넘게 뛰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학군, 교통 등이 좋은 지역의 수요가 높기도 하지만 거래량이 워낙 적어 ‘정상 가격’으로 보기 어렵다”며 “추격 매수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경 kimhk@donga.com·박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