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北-中 무역액 67% 급감 김정은 ‘경제전략 실패’ 공식 인정… 내년 1월 8차 당대회 소집
국가정보원은 올해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국경 봉쇄 등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20일 국회에 보고했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 장기화로 외화 부족 심화, 올해 주요 건설 대상 공사 축소, 당 핵심 기관 긴축 운영 등 북한 동향을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전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통제로 북한 내 생필품 가격이 급등하다가 (북한 당국의) 긴급 대응으로 진정 국면으로 가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이전 대비 0.4% 경제 성장했는데 올해에는 이대로 가면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서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올해 북한 국내총생산 성장률을 ―8.5%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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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수해라는 삼중고 속에 2016년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실패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1인 지배의 북한 체제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주재한 노동당 중앙위원회는 19일 제7기 6차 전원회의 결정서에서 “혹독한 대내외 정세가 지속되고 예상치 않았던 도전들이 겹쳤는데 (이에) 맞게 경제사업을 개선하지 못해 계획됐던 국가 경제의 장성(성장) 목표들이 심히 미진하고 인민 생활이 뚜렷하게 향상되지 못하는 결과도 빚어졌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 시절인 1993년 제3차 7개년 전략의 실패를 인정한 적이 있지만 김 위원장 집권 이후는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내년 1월 8차 당 대회 개최를 지시하고 “새로운 국가 경제 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