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개발 제넥신 창업 성영철 교수… “바이오 인재 키워야” 포스텍에 쾌척 “사회 도움으로 얻은 富 환원”… 연세대 등에 연구비 총 700억 기부
19일 경북 포항시 포스텍 본관 회의실에서 성영철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가운데)와 부인인 이옥희 에스엘 바이젠 대표(왼쪽)가 포스텍에 100억 원을 기부하는 기금 조성 협약식을 가진 뒤 김무환 총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포스텍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바이오기업의 대표가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에 맞서 싸울 미래의 인재 육성을 위해 100억 원을 기부하면서 한 말이다.
20일 포스텍에 따르면 바이오기업 제넥신 창업자인 포스텍 생명과학과 성영철 교수(64)와 부인인 이옥희 에스엘바이젠 대표(61)는 포스텍에 100억 원 상당의 주식 기부를 약속했다. 포스텍은 기부금으로 ‘SL기금’을 조성하기로 하고 19일 기금 조성 협약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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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교수는 협약식에서 “코로나19와 같이 강력한 전염성과 위험성을 가진 바이러스는 가까운 미래에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는데 그때마다 지금처럼 전 세계가 봉쇄될 수는 없다”며 “앞으로 이러한 일이 더는 일어나지 않도록 바이오와 헬스케어 분야에서 포스텍과 같은 연구중심 대학들이 탁월한 인재 양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부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에는 모교인 연세대에 260억 원 규모 ‘에스엘바이젠산학협력관’을 건립해 기부했다. 2018년 대학 기술지원화 사업을 위해 조성된 국내 첫 민간주도 펀드 ‘포스텍 1호 펀드’에 100억 원 상당의 주식을 내놨고, 그해 가톨릭의대에 100억 원, 지난해 국제백신연구소(IVI)에 100억 원을 쾌척했다. 이번을 포함해 성 교수가 학계와 연구기관에 기부한 금액만 700억 원이 넘는다.
성 교수는 “아직 현대의학으로 고칠 수 없는 불치병이 많다”며 “오랜 기간이 걸리더라도 기초과학 연구와 원천기술 개발에 다걸기하는 과학자가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에 기부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의 소망처럼 성 교수는 스스로 20여 년 동안 기초연구과 원천기술 개발의 외길을 걸어왔다. 핵산(DNA) 백신 전문가인 성 교수는 1999년 포스텍 실험실 벤처로 항체단백질 치료제와 치료백신을 개발하는 바이오기업 제넥신을 창업한 바이오 창업 1세대다. 현재는 회장 겸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성장 호르몬 결핍증 치료제와 자궁경부암 치료 DNA 백신 등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DNA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임상시험에 들어간 29개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국내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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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