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당대회서 대선후보 지명 아내 질 여사, 마지막 연사로 등장 코로나로 힘든 시기 겪는 국민에 질곡의 가정사 극복한 면모 부각 클린턴 “지금 백악관, 혼란만 가득” 파월 “美리더십 다시 세워줄 사람”
코로나 현실 상징하듯 텅 빈 교실서 연설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이틀째인 18일 델라웨어주 브랜디와인 고등학교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부인 질 여사의 지지 연설 직후 포옹하고 있다. 교사 출신의 질 여사는 이 학교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 윌밍턴=AP 뉴시스
이로써 바이든 후보는 1973년 델라웨어주 연방 상원의원으로 워싱턴 정치무대에 진출한 지 47년 만에 대선 본선 티켓을 공식적으로 쥐게 됐다. 대선 도전 삼수 끝에 이뤄낸 결과다. 부인 질 여사와 함께 화면에 등장한 바이든 후보는 만면에 웃음을 띤 채 “진심으로 매우, 매우 감사하다. (후보 수락 연설을 하는) 목요일에 뵙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질 여사의 연설이었다.
○ 바이든의 인간적 면모 부각한 질 여사
질 여사가 연설한 장소는 미국 델라웨어주 브랜디와인 고등학교의 텅 빈 교실. 1990년대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던 곳이다. 그는 “새로운 공책의 종이나 왁스칠이 된 복도의 냄새는 여기 없다. 학생들은 네모난 컴퓨터 스크린에 갇혔고 교실은 어둡기만 하다”고 묘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학교 문을 닫게 된 현실을 언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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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날 바이든 후보가 아픈 가족사를 극복해낸 과정을 소개하며 이를 국정으로 연결시켰다. “붕괴된 그의 가정을 어떻게 회복시킬 수 있을지 고민했었다”며 “같은 방식으로 나라를 회복시킬 수 있다. 사랑과 용기와 흔들림 없는 확신, 이해와 친절로 그렇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는 첫 상원의원에 당선된 지 한 달 만인 1972년 12월 교통사고로 부인과 어린 딸을 잃었고, 2015년에는 장남 보 바이든을 뇌종양으로 잃었다.
질 여사는 “보의 장례식 후 나흘이 지났을 때 조는 면도를 하고 정장을 꺼내 입은 뒤 일을 하기 위해 아들이 없는 세상으로 걸어 나갔다”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상상조차 안 되는 순간들이 있었지만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조에게 이 나라를 맡기면 그는 우리 가족에게 했듯이 바로 당신의 가족에게도 똑같이 할 것”이라며 “그는 우리를 하나로 묶고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 보수진영 거물급 바이든 지지 이어져
질 여사에 앞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존 케리 전 국무장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 등이 주요 연사로 나섰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 시기에 ‘지휘 센터’가 되어야 할 백악관 오벌오피스는 혼란만 가득한 ‘폭풍 센터’가 돼 버렸다”며 “지금의 백악관은 절대로 책임이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the buck never stops there)”고 비판했다.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집무실 책상에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고 적어놨던 문구를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책임한 정책 결정을 꼬집은 것이다.
전날 존 케이식 전 오하이오 주지사 등에 이어 이날도 보수진영 거물급 인사들의 바이든 지지가 이어졌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은 “바이든은 (임기) 첫날부터 미국의 리더십과 도덕적 권위를 복원할 것”이라며 “바이든은 우리 모두가 거수경례할 때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대선후보를 지낸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 매케인도 바이든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경질됐던 샐리 예이츠 전 법무장관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은 법의 지배를 짓밟고 정적을 공격하기 위해 사법부를 무기화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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