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행태 작심 비판 글 페북에 올려 “現상황 위기로 인식 못하면 문제… 친문 눈치보느라 모두가 원 보이스 40% 넘는 野지지 국민도 헤아려야” 친문들 게시판에 “빨간옷 조” 비난, 일부는 “되돌아볼 얘기” 옹호도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사진)은 17일 당을 향한 비판 글을 공개한 이후 ‘용기 있는 쓴소리’ 등의 반응이 이어진 것을 두고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조 의원은 이날 오전 ‘위기에 마주 설 용기가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2800자 분량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당을 향해 “이대로는 안 된다”고 작심 비판했다. 최근 이어진 민주당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선 “언제부턴가 말로는 ‘민생’을 외치면서 몸은 ‘과거사’와 ‘검찰’에 집중하고 있었다”고도 했다. 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이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태 등 줄줄이 이어진 논란 속에서도 일제히 침묵을 지켜 온 여당 내에서 본격적으로 터져 나온 첫 공개 자성론이다.
―어떤 취지로 쓴 글인가.
“내가 그동안은 계속 조용히 있었지만 더 이상은 현 상황을 위기라고 인식하지 못하면 그 자체가 정말 문제 아닌가. 모두의 목소리가 완전히 원 보이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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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내용에 대해 불편해하는 당내 반응도 있다.
“누군가와 상의하지 않고 혼자 올린 글이다. 누군가를 염두에 두거나 저격해서 쓴 글이 아니다.”
―용기 있는 발언이라는 말도 있다. 다 친문들 의식하는데….
“이 정도의 글에 용기라고 하니 서글프다. 나도 그런 것(여권이 친문 일색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다.
조 의원은 “조심스러운 우려는 어쩌다 익명으로나 나오고, 당당한 실명이 소심한 익명을 공격한다”며 “계속 자기 검열에 열중하다 보면 그 익명조차 사라지겠다 싶은 조바심이 든다”고 공개 비판 글을 올리게 된 배경을 적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내심 ‘제2의 금태섭’이 되진 않을까 하는 우려도 담았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지금 이 순간도 쓸까 말까 주저하고 있다. ‘내부 총질해서 누구 좋은 일 시키려느냐’ ‘지금은 평가의 시간이 아니라 힘을 실을 시간이다’ 같은 이야기들이 귓전에 맴돈다”고 했다.
실제 이날 여권 주변에선 “조응천이 할 말을 했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한 익명을 요구한 초선 의원은 “나는 엄두를 내기 어렵지만 재선 의원이라 다들 되돌아볼 이야기를 한 거 아니냐”고 했다. 하지만 동시에 조 의원 페이스북과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미래통합당 상징색인) 빨간 옷을 입은 조응천”, “정부 발목이나 잡으려면 탈당하고 통합당으로 가라” 등 당 지지층의 비판 글이 쇄도했다.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신동근 의원도 페이스북에 “‘말로만 민생을 말하지 엉뚱한 일을 하고 있다’는 식의 프레임이 절대 우리 내부에서 작동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런 게) 대표적인 보수 세력의 프레임이다. 열린우리당이 이 덫에 걸려 분열했고 무너졌다”고 조 의원을 비판했다. 앞서 이해찬 대표 등 당 지도부도 4·15총선 압승 직후부터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당내 분열 가능성을 사전 차단해 왔다.
조 의원은 “열린우리당의 악몽을 교훈 삼아 단일대오로 국정 수행을 뒷받침하는 것이 집권여당의 덕목이라고 한다. 다만 치열한 내부 토론을 거쳐 나온 결론이 국민 눈높이와 크게 괴리되지 않을 것을 전제로 동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제부턴가 우리 편과 저 편을 가르기 시작했고 이중 잣대로 가늠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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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열흘여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를 관심, 논쟁, 비전이 없는 ‘3무(無) 전당대회’라고 평가하며 “국민적 관심이 떨어지니 우리만의 리그가 됐다. 이름만 가려놓으면 누구 주장인지 구분할 수도 없는 초록동색만 넘쳐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