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처럼 구별이 쉽지 않다는 데에 트윈데믹 대응의 어려움이 있다. 독감 환자가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알고 병원을 찾을 수 있고 코로나19에 걸린 환자가 독감에 걸린 것으로 알고 병원을 찾을 수 있다. 작은 병원은 아예 독감 환자를 받지 않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독감 환자까지 큰 병원으로 몰릴 수밖에 없지만 큰 병원 역시 검사를 해보기 전까지 두 환자를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다. 결국 독감 환자와 코로나19 환자가 겹치면서 서로가 서로를 감염시키는 대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병원 가기를 꺼리고 있어 방치하면 독감 예방주사 접종률이 예년보다 떨어지고 독감이 더 유행할 수 있다. 반면 병원은 코로나19 대응에 이미 많은 의사 간호사 병상을 할애하고 있기 때문에 예년과 같은 수준으로만 독감이 유행해도 대응력은 예년에 미치지 못한다. 독감 환자는 면역력이 떨어져 일반인보다 코로나19에 더 취약한 상태에 놓인다. 독감과 코로나19가 겹치면 양쪽의 치사율이 더 높아질 것은 분명하다.
▷긴 장마 뒤에 폭염이 막 시작됐지만 닷새 뒤인 23일은 여름이 끝난다는 처서(處暑)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세 자리 숫자로 크게 늘었다. 선제적이고 과감한 독감 예방 조치만이 트윈데믹을 막을 수 있다. 다른 해는 몰라도 올해만은 대대적인 독감 예방주사 접종이 이뤄지도록 국민과 정부 모두 노력해야 한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