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구멍에 전기저장 가능 벽돌3개로 LED전구 불밝혀 태양광 접목 실생활 활용 기대
붉은 벽돌에 전기가 통하는 고분자를 발랐더니 LED 전구를 켤 수 있을 정도의 전력을 제공하는 저장장치로 재탄생했다.워싱턴대제공
줄리오 다르시 미국 워싱턴대 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평범한 붉은 벽돌을 전기 저장장치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11일 공개했다.
연구팀은 구멍이 숭숭 난 벽돌 속에 전기가 통하는 고분자인 ‘PEDOT’를 코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벽돌 속에 수많은 작은 구멍들이 있는데 이 고분자는 전기를 이 구멍들에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벽돌의 붉은색 성분인 산화철이 PEDOT와 잘 결합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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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까지 상업 용도로 쓰기엔 저장용량이 작다. 이번에 개발한 벽돌의 에너지 밀도는 리튬이온배터리의 1%에 불과하다. 같은 양의 전기를 저장할 때 100배 더 큰 부피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벽돌은 화학반응으로 전기를 저장하는 배터리가 아닌 전기를 고체에 정전기 형태로 저장하는 커패시터(축전지)다. 배터리보다 충전이 빠르고 수만 회 이상 충전이 가능하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은 게 단점이다. 연구팀은 고분자에 금속 산화물 등을 섞어 용량을 10배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달에서는 벽돌을 전지로 활용하는 방안이 실제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우주국(ESA)은 달의 월면토를 활용해 벽돌을 만들고 여기서 전기를 얻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구 흙보다 많은 열을 저장하는 월면토를 이용해 벽돌을 만들어 14일간 127도까지 오르는 달의 낮 동안 열을 저장하고 이를 발전기와 연결해 전기를 만들 계획이다.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