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류 휩쓸린 시민 구하려다 순직 김국환 소방장 영결식 3년간 1480회 출동, 540명 구해… 文대통령 “책임감 투철, 모두의 귀감”
2일 전남 순천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순천소방서 산악119구조대 고 김국환 소방장의 영결식에서 동료 소방관들이 고인에게 마지막 경례를 하고 있다. 순천=뉴시스
지난달 31일 오후 2시 50분경 전남 순천소방서 산악119구조대원 소속 김국환 대원(29)의 목소리는 긴박했다. 김 대원은 동료 구조대원 1명과 사고 현장인 구례군 지리산 피아골 계곡으로 달려갔다. 친구 4명과 물놀이를 하던 A 씨(30)가 ‘물에 빠졌다’는 119신고가 접수된 직후였다.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안전장비를 하고 곧장 구조에 나섰다. 하지만 폭우로 불어난 급류 때문에 몸을 가누기조차 쉽지 않았다. 10여 분이 지났을까, 갑자기 안전줄이 ‘툭’ 끊어지면서 김 대원이 급류에 휩쓸렸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18분 만에 구조했지만 병원으로 옮기는 도중 숨을 거뒀다.
김 대원의 영결식은 2일 오전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전남도청장(葬)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에는 김 대원의 유족과 동료, 김영록 전남지사, 정문호 소방청장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전을 보내 고인과 유족을 위로했으며 소방교에서 소방장으로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문 대통령은 정문호 소방청장이 대독한 조전에서 “고인의 투철한 책임감은 모두의 귀감이 될 것이며 그 용기는 국민의 가슴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동료를 대표해 고별사에 나선 고성규 소방장은 “가시밭에서도 꽃을 피워야 하는 소방의 길, 그 길을 숙명으로 여긴 당신은 영원한 소방관”이라며 “국민을 위해 헌신한 당신의 열정이 헛되지 않았음을 영원히 기억하고 가슴속에 새기겠다”고 울먹였다.
영결식을 마친 뒤 고인이 근무했던 순천 산악119구조대에서는 노제가 열렸다. 김 소방장의 유해는 2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순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