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 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8·29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후보 등록을 마쳤다. 2020.7.20/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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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들이 1일 부산·울산·경남(PK) 시도당대회를 찾아 합동연설에 오른다.
PK 등 영남권 표심은 차기 당권뿐 아니라 대권주자로서 잠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이들 당권주자들은 친노·친문 세력의 ‘성지’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는 등 지역 민심 잡기에 나서 왔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전날 오전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당대표 선거 후발주자인 만큼 후보군 중에서 마지막 방문자다. 박 의원의 방문에는 김해을에 지역구를 둔 김정호 의원과 초선인 김용민·이재정·장경태 의원, 지지자 20여명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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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권양숙 여사와의 40여분간 만남에서는 “민주당도 건강히 잘 키워야 한다”는 덕담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에 앞서선 지난 18일 김부겸 전 의원이 당대표 후보군 중 가장 먼저 봉하마을을 찾은 바 있다. 당대표 후보 등록을 마치기도 전이다. 지지자 30여명과 함께한 김 전 의원은 방명록에 ‘노 대통령님, 정말 열심히 해서 나라와 당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겠습니다’라고 썼다.
이낙연 의원도 후보 등록을 마친 직후인 지난 20일 오후 지지자들과 봉하마을을 찾았다. 그는 방명록에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한 ‘대통령님 말씀처럼,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 도도한 흐름으로 국난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세계일류국가로 완성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민주당 당권주자들의 잇딴 봉하마을 방문에는 노 전 대통령에 뿌리를 둔 친노·친문 표심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민주당 주류로 자리잡은 친문 세력의 뿌리인 만큼 당내 선거를 좌우할 영향력을 가진 상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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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당권주자들은 각각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노무현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김 전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을 ‘정치적 스승’이라 칭하며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강조하고 있다. 과거 ‘꼬마 민주당’과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에서 함께 활동했고, 민주당의 험지인 영남에서 지역주의 타파에 앞장서 온 자신이야말로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봉하마을 방문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생전 즐겨 마신 ‘대강막걸리’를 권 여사에게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이 남다른 애정을 가진 막걸리를 두 사람을 이을 매개로 선택한 것이다. 자신의 공약 홍보물에는 2002년 16대 대선 노 당선인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시절의 일화를 담기도 했다. 그는 그 시절을 “인생에서 가장 충실하고 치열했다”고 표현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영입인재로 정계 입문한 박 의원은 ‘시대 정신’을 고리로 공감대 형성에 나섰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모두가 안 된다고 할 때 ‘바보 노무현’ 정신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전환의 시대를 정확히 포착하고 시대정신을 뚝심있게 밀고 나간 것”이라며 “늘 시대를 앞서가셨던 노 대통령님을 뵙고 민주당의 ‘세대교체’를 넘어 ‘시대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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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한 의원은 “당대표 선거는 보통 표가 한쪽에 쏠리지 않지만 영남권은 예외”라며 “영남 민심을 잡은 후보가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서 유력한 고지를 점할 확률이 높다”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