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가전 2분기 매출 5조원 넘어… 스팀 등 살균기능 新가전이 효자 영업익 5000억원대… 월풀의 5배
26일 생활가전 업계에 따르면 월풀은 올해 2분기(4∼6월) 매출이 40억4200만 달러(약 4조9345억 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올해 1분기보다 7%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는 코로나19의 직격탄으로 북미와 유럽의 대형 가전매장이 5월까지 폐쇄됐던 상황을 고려하면 그나마 다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LG전자는 최근 2분기 잠정실적 공시에서 생활가전(H&A) 부문 2분기 매출을 5조2000억∼5조3000억 원 규모로 추정했다. LG전자 H&A 부문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TV를 제외한 가정용 전자제품을 생산해 판매한다.
고가의 가전제품 판매가 늘면서 영업이익도 경쟁사보다 큰 폭으로 개선됐다. 월풀의 2분기 영업이익은 7700만 달러(약 940억 원)인 데 비해 LG전자 H&A 부문은 5000억∼6000억 원의 흑자를 거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 시그니처 등이 기존의 ‘가성비 좋은 LG전자 제품’과는 차별화된 시장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LG 시그니처의 경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각 제품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을 모두 반영하고, 정제된 디자인으로 고급스러운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을 겨냥하고 있다. 다른 제품군과 비교했을 때 가격은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동 제한 조치에 따라 월풀의 미국 공장이 멈춘 동안 국내 창원 공장 등을 통해 LG전자가 안정적인 생산망을 유지해온 것도 도움이 됐다. 미국 베스트바이나 유럽 세코노미 등 대형 가전판매 업체들이 5월부터 판매를 재개했을 때 LG전자는 이미 안정적인 제품 생산과 공급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의류관리기나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고가의 프리미엄 신가전 특수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연간 실적으로도 글로벌 가전업체들을 넘어 1위 자리를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