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영향으로 잠옷-슬리퍼 등 ‘앳홈스타일’ 인기 마스크 착용 일상화… 입술보다 ‘눈화장’ 강조 추세 톤업크림-묻어나지 않는 색조 메이크업 제품도 불티
에잇세컨즈의 블로퍼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
시간과 여유가 있다면 언제든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했던 때, 내년 휴가에는 꼭 이국적인 어디론가 떠나보겠다 결심했었다. 여행 관련 비즈니스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해외여행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가던 즈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난데없이 제동이 걸렸다. 그리고 많은 것이 바뀌었다.
휴가철이면 붐볐던 공항은 한산해지고, 제주와 강원도 등 국내의 청정지역으로 차박(차에서 숙박을 하는 캠핑), 캠핑과 같은 언택트 여행을 떠나는 것이 트렌드로 떠올랐다. 코로나19는 아마도 언젠가 이렇게 변화할 것이라 막연하게 예측해왔던 모든 것들을 당장 지금의 변화로 가져다 놓았다. 그러면서 의식주 전 영역을 아우르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빠르게 안착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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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원하는 우선순위의 등락을 즉각적으로 보여주는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순위는 이토록 급변하는 소비자 니즈를 읽는 가장 기초적이고도 정확한 데이터다. 성별, 연령별 클릭양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는 네이버 데이터 랩 쇼핑인사이트를 통해 소비자들이 지금 현재 원하는 것, 가장 유행하게 될 아이템이 무엇인지 분석해보았다.
가장 왕성한 소비욕구를 지닌 20, 30대가 검색한 패션 관련 키워드를 분석해보니, 바람막이와 반팔티셔츠 등 캐주얼한 상품들의 검색량이 늘어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식, 사교모임 등 행사가 줄어들면서 ‘하객룩’ 같은 정장 스타일의 순위는 떨어졌다. 그 대신 폴로와 메종키츠네 등 캐주얼한 반팔 티셔츠 아이템이 순위권에 등장했다.
새롭게 10위권에 든 ‘잠옷’은 2017년 상반기(1∼6월)부터 지난해 하반기(7∼12월)까지 한번도 10위권 안에 들지 못했던 키워드이다. 하지만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컴포트웨어와 이른바 ‘#앳홈스타일’의 인기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톰브라운의 클러치.
갤럭시의 클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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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의 액세서리 컬렉션.
빈폴의 마스크,
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민얼굴이 어색해진 상황에서, 패션 브랜드의 마스크 출시 소식이 들려오기도 한다. 더위가 찾아오면서 KF지수가 높은 마스크보다 시원한 착용감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패션 브랜드에서도 착용감과 통기성까지 갖춘 기능성 마스크를 속속 출시 중이다. 여러 번 세탁한 후에도 성능이 그대로 유지되는 나노 필터 마스크는 일회용 마스크를 소비하며 느꼈던 환경에 대한 죄책감까지 덜어주는 지속 가능한 아이템이다.
필수재의 우선순위가 바뀌고 소비의 기준이 변화한 만큼 이제 우리의 선택도 달라져야 한다. 가볍게 선택하고 가볍게 버리기보다, 좀 더 편안하고 안전한 것을 선택해 손쉽게 오래 쓰는 편이 훨씬 합리적이다. 모쪼록 이 여름, 오랜 집콕에 트렌드 감각이 무뎌졌을지 모를 모두의 선택에 도움이 되는 쇼핑 가이드였으면 한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